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관심 지속…‘저가매수’ 시점 판단↑
코인베이스, 순매수…상장 준비 ‘두나무’, 코인 가격 추이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분기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 투자성향에 변화가 생겼다. 해외주식 결제규모가 1분기에 비해 감소했으며, 순매수 1위를 지키던 테슬라가 이달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다. 또한 부진했던 기술주와 가상화폐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뚜렷해지고 있다.
4월 결제 규모 256억 달러…전월 39% 감소, 1분기 평균 하회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결제 규모(매수+매도)는 256억 달러로, 전월(420억 달러)과 비교해 39.0% 감소했다. 이는 1분기 평균(428억 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인데, 지난 1~3월 시장 호재의 영향력이 감소했고 가상화폐 시장으로의 '머니무브'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중 테슬라를 향한 서학개미의 관심은 최근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지난달까지 순매수를 지속하다가 이달 4674만 달러 순매도(이하 16일 기준)를 기록한 것이다. 사실 테슬라의 매수 강도는 올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었다. 지난 1월 9억 3915만 달러에서 2월 3억 443만 달러로 67.6% 줄어든 후, 3월(2억 3198만 달러), 4월(1억 4570만 달러)에도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이달 처음으로 순매도세로 전환됐다.
이는 최근 테슬라 주가의 부진과 가상화폐 변동성과 맞물린 CEO 리스크 탓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월 4일(현지시간) 729.77달러에서 지난 14일 589.74달러까지 19.2% 떨어졌다. 여기에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에 대한 신뢰도가 줄면서 '이탈'에 속도가 붙었다는 판단이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관심 지속…'저가매수' 시점 판단↑
동시에, 테슬라를 제외한 기술주를 향한 관심은 증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달 1901만 달러 순매도에서 이달 4901만 달러로 순매수 전환됐다. 마이크로스프트도 이달 2441만 달러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는 금리 인상 우려로 최근 가라앉았던 대형 기술주가 결국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실제 아마존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3467.42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달 14일 3222.90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요 기술주도 부진했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이때가 '저가매수'를 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최근 이들은 반등하고 있어,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순매수 전환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고위험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에 6317만 달러(순매수)가 모인 것도 유사한 맥락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당 ETF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연준의 테이퍼링(정부가 양적 완화 규모를 서서히 축소하는 것) 시점과 시점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고조될때마다 고밸류 업종에 대한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겠지만, 실적 전망의 개선이 뒷받침되는 동시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낮아진 구간에서는 저가 매수 유인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코인베이스, 순매수…상장 준비 '두나무', 코인 가격 추이 관건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성향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도 반영됐다. 이날(17일) 세이브로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8905달러 순매수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는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로 지난달 14일 나스닥에 상장한 바 있다. 이달에도 5015만 달러 매수된 가운데, 3109만 달러 팔리며 1906만 달러 순매수(16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코인베이스 추가 매수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추후 도지코인을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도지코인 가격 변동성이 과거보다 심해졌고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에 따른 경계감이 추가 매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나스닥 상장 계획을 밝힌 '두나무'에 대해서도 가상화폐 가격이 흥행의 변수로 자리잡겠다는 전망이다. 두나무는 지난 2012년 설립된 기업으로, 2017년 9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출범시켰다. 현재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을 약 10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17일) 통화에서 "(두나무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을 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호재를 보인다면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긍정적으로 흘러가 순매수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만약 가상화폐 가격이 조정세를 보이거나 제재가 확대될 경우, 이에 따른 투자심리는 악화될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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