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주식 결제액, 전분기 2배↑…테슬라 관심↑
중위험·중수익 ELS에 주목…“위험자산 선호도↓영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지난 1분기에는 주식투자 외에도 대체 투자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 증시가 주춤했던터라,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암호화폐)나 상대적으로 흐름이 양호했던 해외주식, 또는 중위험·중수익 구조인 ELS(주가연계증권)에 눈을 돌린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거래규모, 코스피 평균 거래대금 상회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화폐(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비트코인 가격의 폭등이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월 첫거래일이었던 5일 3374만 원 수준에서 1분기 마지막 거래일에는 55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 거래규모도 크게 늘었는데, 같은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원화를 지원하는 14곳의 거래소의 총 거래액은 27조 63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30일 집계한 16조 8201억 원보다 64.3% 증가했으며, 이는 1분기 코스피 평균 거래대금 19조 7889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상화폐(암호화폐)에 대한 우려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지난달 외신 인터뷰를 통해 '투기적'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국내외 전문가들도 수익성은 높을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리스크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비트코인을 필두로한 가상화폐는 너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산의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비트코인을 투자하기 위해 빚을 무리하게 내는 경우도 있는데, 리스크를 반드시 염두해야 하며 투자를 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분기 해외주식 결제처리금액, 전분기 2배↑…테슬라 관심↑
또한 해외주식 거래액도 1분기 크게 늘었다. 이날(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해외주식 결제처리금액(매수+매도)은 1285억 달러로, 지난해 4분기 654억 달러와 비교해 96.5%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275억 달러에 비해 1000억 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다.
1분기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종목은 '테슬라(TESLA MOTORS)'로 총 118억 7209만 달러가 매수·매도됐다. 지난해 4분기 87억 8132만 달러보다 35.2% 늘어난 모습이다.
反공매도 운동의 중심이었던 '게임스탑(GAMESTOP CORP)'이 52억 287만 달러 거래됐으며 이외 APPLE COMPUTER INC(38억 6450만 달러), CHURCHILL CAPITAL CORP IV(25억 712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은 2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그만큼 저점 통과 시점이 보인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N자형 흐름을 전망한다"면서 "4~5월 기저효과에 따른 유가 상승률 급등과 금리 상승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3~5월 중 주가의 조정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하지만) 금리 상승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면서 "(이는) 예상보다 빠른 백신 보급, 바이든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시행, 중국의 통화정책 중립 기조 선회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주가 조정이 빠르게 나타났던 만큼, 금리 및 주가 안정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중위험·중수익 ELS 주목…증권업계, 상품 잇따라 출시
뿐만 아니라, 1분기에는 ELS(주가연계증권)도 주목을 받았다.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만기까지 일정 조건이 충족해지면 정해진 수익률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최근 주요 주가지수의 횡보세와 맞물리면서 '중위험·중수익'의 금융상품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날(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1분기 ELS 발행액은 총 15조 2369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10조 8773억 원보다 40.1%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주춤했던 발행규모가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 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2조 1206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금융투자(1조 9952억 원) △삼성증권(1조 7990억 원) △KB증권(1조 7935억 원) △미래에셋증권(1조 6660억 원) 순이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에는 3조 5851억 원에서 2월에는 5조 6142억 원, 지난달에는 6조 377억 원까지 발행량이 많아졌다. 이는 주요 주가지수의 상승세의 둔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지수와 연계된 ELS 발행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LS 발행 증가에 대해 "지난해 변동성이 컸던 기초자산의 가격도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ELS/ELB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이라며 "국내외 주식 시장의 지수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자산수익률보다 눈높이가 높아진 것 ELS/ELB 발행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증시가 조정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 이전보다 줄어 들면서 ELS/ELB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면서 "이런 상황 때문에 당분간 ELS/ELB 발행은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