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수수료 ‘무료’…IRP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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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수수료 ‘무료’…IRP가 뭐길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5.10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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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제도 중 하나…정기예금·펀드 등으로 자유롭게 운용 가능
만 55세 이상시 연금 수령…연간 최대 1800만 원 납입, 세액 공제
20년 IRP 적립액 ‘34조 4000억’…증권업계 증가율 YoY 크게 늘어
장기적인 고객 모집 기회…증권사 참여↑전망, 은행권은 움직임無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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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형 퇴직연금(이하 IRP)이 증권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후자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주요 증권사들은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층 확보를 통해 자산관리 강화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되는데, 실제 최근 영업현장에선 IRP 관련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잇따라 IRP 수수료를 무료화 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유안타증권이 이 경쟁에 참여했으며,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중순쯤 다이렉트IRP의 수수료를 전액 면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다른 증권사들도 수수료 무료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증권사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세부적인 협의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잡히지는 않았으나,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했다. 

이렇게 증권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IRP는 가입자의 개인부담금이나 퇴직금을 본인 명의의 신탁계좌에 적립하는 퇴직연금제도 중 하나다. 하나의 계좌를 다양한 금융상품(정기예금, 펀드, ELB 등)에 자유롭게 운용하며 만 55세 이상(가입일부터 5년 경과 시)이 됐을 때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사에서 취급하며, 각 금융사의 영업점이나 인터넷·스마트 뱅킹을 통해 소득이 있는 모든 근로자나 퇴직급여를 받는 퇴직자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재원은 본인 부담금이나 퇴직급여로 충당이 되는데, 본인이 부담하면 연간 최대 1800만 원(퇴직연금계좌, 연금저축계좌 포함)까지 납입할 수 있다. 특히 총급여를 기준으로 13.2~16.5%까지 세액공제(최대 700만 원)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해지는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으며 △무주택자의 주택구입 △무주택자의 전세자금 △개인회생 등 개인사유에 따라 중도인출(전액 또는 일부)도 가능하다. 

눈에 띄는 것은 최근 늘어나는 IRP에 대한 관심이다. 지난달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IRP는 전년대비 35.5% 증가한 34조 4000억 원이 적립됐다. 2018년 25.6%의 증가율을 기록한 이래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증권사를 통한 IRP 가입이 증가했는데, 지난해 하반기 증시 활황세의 영향으로 보다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한 고객들이 증권사로 몰려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관계자들은 '기준금리 인하'도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증권업계의 적립금 증가율은 지난해 전년대비 늘었으며, IRP 수익률도 다른 권역보다 높았다. 

증권사들로서는 올해도 이 기회를 이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IRP 수수료를 없애면서도 WM(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배경엔 당장 수수료 수익은 줄겠지만, 고객층을 더 확보할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라는 판단이 자리한다. 여전히 건재한 리테일과 IB의 반등이 더해지면서 사업 간 '균형'을 꾀하는 모양새다.

모 증권사의 관계자는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IRP 수수료 경쟁은 '마치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와 같은 맥락"이라며 "사실 서비스만 놓고 보면 본업은 아니지만 개인형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고객들을 모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RP에 자가부담금이나 퇴직금을 맡기게 되면, 증권사로서는 상품·서비스를 (고객에게) 추가로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과거보다 이직·퇴직을 더 많이 하고 있고, 그에 따른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IRP나 다른 퇴직연금 상품들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도 전반적으로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은행권에서도 증권업계의 '수수료 무료 경쟁'을 인지하고 있지만, 경쟁에 참여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모 은행의 관계자는 이날(10일) 통화에서 "현재 몇몇 증권사들이 IRP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있는 상황은 (은행권에서도) 파악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수수료 자체에 대한 혜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마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답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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