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으로 부활한 친노와 안철수의 등장 [한국정당사⑰]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민주통합당으로 부활한 친노와 안철수의 등장 [한국정당사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11.14 2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사회까지 통합한 민주통합당, 제19대 총선·제18대 대선서 연패…안철수와 손잡고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민주통합당 창당과 함께 친노가 부활의 날개를 폈고, 안철수가 민주당과 손을 잡으며 정계에 데뷔했다. ⓒ시사오늘 정세연
민주통합당 창당과 함께 친노가 부활의 날개를 폈고, 안철수가 민주당과 손을 잡으며 정계에 데뷔했다. ⓒ시사오늘 정세연

통합민주당은 노무현 정부의 실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수도권에 ‘뉴타운’ 열풍까지 몰아치면서, 통합민주당은 제18대 총선에서 겨우 81석을 얻는 데 그치는 참패를 당합니다. 이에 통합민주당은 창당한 지 채 5개월도 되지 않아 당명을 민주당으로 변경하고 다시 한 번 쇄신에 나서죠.

이후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공세를 펴면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가 계기가 된 2008년 촛불집회를 비롯해 4대강 사업과 미디어법 저지, 한미FTA 반대 투쟁 등에 나서면서 지지층을 확보해나갔죠.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과의 야권연대와 무상급식이라는 어젠다를 내세워 승리를 거머쥡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2010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위기에 몰린 민주당은 오세훈 시장 사퇴로 치러진 2011년 하반기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이러자 당내에서는 ‘더 이상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며 ‘야권 대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민주당은 친노계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주축인 시민통합당과의 합당을 통해 민주통합당이라는 새 간판을 달게 됩니다. 민주통합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정당인데요. 창당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필두로 한 원외 친노계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진보 시민사회 세력들이 대거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민주통합당은 당 강령에 ‘1987년 노동자대투쟁이 실현한 노동 존중과 연대의 가치 추구’와 ‘사람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민주화 실현’ 등을 명시하고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근본적 개혁, 국민건강보험 보장률 상향을 통한 실질적 무상의료 달성 등을 주장하는 등 통합진보당 못지않게 진보적인 정당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민주당에 ‘진보정당’이라는 형용사가 어색하지 않게 된 것도 이 즈음부터였죠.

하지만 ‘대대적인 좌클릭’과 ‘야권 대통합’에도 통합민주당은 제19대 총선에서 패배하고 맙니다. 친노계와 동교동계, 시민사회단체가 뒤섞여 있다 보니 당내 계파 싸움이 극심했고, 이들을 한데 묶어낼 리더십도 부재했던 까닭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확실한 대권주자가 있던 한나라당이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공천 개혁, 중도 확장 전략 등을 활용해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었죠.

결국 제19대 총선과 제18대 대선에서 연달아 패한 민주통합당은 격랑에 빠져들었습니다. 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빚어졌고, 비주류 측에서는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의 의원직 사퇴와 친노계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혼란 끝에 민주통합당은 당명을 민주당으로 변경하고 당 강령에서 무상의료라는 말을 삭제하는 등 변화를 시도합니다.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꾼 지 1년 5개월여 만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민주당의 생명력도 길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초대 당대표로 비주류 김한길을 선출했는데요. 당대표 자리를 내줬다고는 하나 여전히 민주당의 주류는 친노계였으므로, 김한길 입장에선 당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승부수’가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신당을 준비하던 안철수와의 통합이었죠.

김한길은 민주당의 지지 기반을 잠식해가던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과 통합신당 창당에 합의,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습니다.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지 채 11개월도 되지 않아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된 거죠.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1년 10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분당이라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