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도움 닫기한 K-조선, ‘기술력’ 날갯짓…中 앞선 품질 유지는 ‘숙제’ [2024 연말정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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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도움 닫기한 K-조선, ‘기술력’ 날갯짓…中 앞선 품질 유지는 ‘숙제’ [2024 연말정산①]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12.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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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삼성重, 전년比 누적 영업익 증가…한화오션도 흑전 전망
총 신조 발주 늘면서 가스선 발주량도 증가…‘LNG 경쟁력’ 韓 수혜
선주 신뢰 하락 부르는 ‘인력난’…中 경쟁 심화시기 ‘치명타’될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2024년 조선업계를 정리하는 열쇳말은 △저가물량 해소 △슈퍼 사이클 △인력난이다. 올해 조선 3사는 앞선 저가 물량을 대부분 털어내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이 초호황기에 들어서며 신규 수주도 늘었다. 다만,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하는 시기, 숙련공 부족으로 품질 이슈가 대두되고 있단 점은 숙제로 떠올랐다.

 

저가물량 대부분 해소…13년 만 3사 동반 연간 흑자 ‘기대’


29일 다트에 따르면, 올해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전년 대비 견조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기준, 42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00% 증가한 수치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시기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3285억 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68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3사는 올해 연간 실적에서 동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13년 만의 3사 동반 흑자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성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저가수주 물량 해소가 꼽힌다. 조선업계는 지난 2021년까지 업황 부진 시기를 저가 컨테이너선 물량을 수주하며 건넌 바 있다. 만들수록 재정적으론 손해인 선박으로 곳간을 채웠던 셈이다.

해당 물량은 올해로 대부분 인도가 완료되는 모습이다. 현재 HD현대 조선 3사의 건조 물량 중 저가 물량은 20% 이하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내년 상반기까지 저가 수주 물량 약 90%를 인도 완료할 예정이다.

 

글로벌 조선업계, ‘슈퍼사이클’ 수혜…‘가스선 경쟁력’ K-조선 ‘날개’


조선업 초호황기를 뜻하는 ‘슈퍼 사이클’도 올해를 읽는 열쇳말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많은 선주들이 신규 선박을 대량 발주했다. 선박 교체 수요가 몰린데다, 운임료까지 오르면서 신규 선박 확대 수요를 자극했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전세계 누적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6033만CGT(2159척)을 기록했다.

특히, 가스선 발주가 늘면서 국내 기업은 추가로 수혜를 입었단 평이다. 가스선은 LNG,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수송하는 선박이다. 일반 컨테이너선 대비 기술이 까다로워 선가가 높다.

해당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는 전 세계 발주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에 힘입어 올해 11월까지 국내 조선사의 누적 선박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1092만CGT(248척)을 기록했다.

 

中과 경쟁 격화하는데 품질 신뢰 ‘먹구름’…“숙련공 부족 해소 필요”


과제도 분명해진 한 해였다. 대표적으로, 숙련공 부족이 꼽힌다.

조선업계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특히, 용접 등 기술력이 필요한 공정이 많아 숙련공이 필수적이다. 최근 외국인 인력이 대거 업계에 들어오면서 빈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숙련공의 빈자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해당 숙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표 경쟁국인 중국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 1억5223만CGT 중 57%인 8656만CGT를 중국 조선소가 수주했다. 한국 조선소의 수주 물량은 25%인 3777만CGT에 그쳤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더 높은 셈이다.

이같은 배경엔 국내 기업의 가스선 중심 선별수주에 따른 영향과 함께 국내 배 품질에 대한 시장 신뢰가 예전보단 낮아진 점이 작용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조선사는 우리나라보다 가격을 15% 이상 계속 낮게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들어오면서 노동생산성과 품질이 옛날만큼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렇다 보니 선주들 사이에선 굳이 한국 선박을 써야하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품질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선 숙련공 확보, 공정 자동화 투자 등에 나서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이밖에, 친환경 연료 추진선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단 평이다.

양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론 외국인 비중이 높아져있는 현장에서 어떻게는 품질을 맞추고, 생산성 올리는 노력을 하는 것밖엔 대책이 없다. 또, 계속 기술개발 투자하면서 기술 우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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