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성공 넘어서…차세대 기술 경쟁력 강화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리더 중 한 명으로, SK그룹을 이끈 지 25년이 넘었다. 그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SK그룹을 꾸준히 성장시키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AI가 촉발한 변화는 아직 초기 단계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다가올지 예측하기 어려워 경영 불확실성을 높인다. 최 회장이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수용해나갈 지가 중요 과제로 떠오른다.
SK그룹은 지난 1998년, 최태원 회장이 38세의 나이로 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본격적인 혁신 여정에 돌입했다. 특히 2012년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 인수 합병 작업은 그룹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SK그룹이 반도체 산업 내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탑티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 후 재건, 그리고 반도체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던 것. 최 회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 혁신 전략을 앞세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러한 최 회장의 리더십 아래 SK그룹은 기존 에너지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정보기술(IT)과 반도체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다각화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HBM3E 제품을 양산해냈다. AI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엔비디아에 신제품을 공급하는 성과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메모리)도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 증가도 뚜렷하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2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인 16조423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 당시의 5조5739억 원와 3분기 6조4724억 원 이후 6년 만에 다시 5조 원대로 올라섰다.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라 해도 무방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실히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 회장의 자신감은 글로벌 경영 행보로도 이어진다. 지난 4월과 6월 미국과 대만에서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TSMC 등 빅테크 수장들과 회동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지난 8월까지 SK하이닉스를 두 차례 방문해 HBM 경쟁력을 점검하며 현장경영에 힘썼다.
그런 그에게 자만이란 없다. 여전히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HBM 기술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가 자리한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과 SK하이닉스는 이미 6세대 HBM(HBM4)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상용화가 목표다. 이러한 기술 혁신이 성공한다면,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 변화에 따른 제품 수용 속도와 이에 대한 대응,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추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따돌릴 수 있을 지는 과제로 남는다.
이에 맞서 최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HBM과 같은 핵심 기술 개발까지 'AI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의 도약을 새롭게 준비 중이다. 젊은 청년 회장에서 어엿한 재계 대표 리더로 거듭난 최 회장의 혁신 도전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