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돌풍…‘대권 삼국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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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돌풍…‘대권 삼국지’ 펼쳐질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4.04.1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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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한 민주당·108석 여당 국민의힘에 조국혁신당까지 가세…차기 대권구도, 삼자대결로 재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조국혁신당의 선전으로 차기 대권은 삼자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시사오늘
조국혁신당의 선전으로 차기 대권은 삼자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시사오늘

제22대 총선. 패자는 하나다. 국민의힘이다. 그러나 승자는 둘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유례없는 승리다. 조국혁신당은 돌풍을 일으켰다. 비례대표만 12명을 배출했다.

이 결과가 뜻하는 건 명확하다. 윤석열 정부 심판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총선은 차기 대권의 교두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내면 왕좌로 가는 길이 열린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권에 다가선 것도 직전 총선에서의 성과 덕이었다.

 

역사적 대승…‘탄탄대로’ 깔린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22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22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22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다. 이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친명(親明·친이재명)횡재 비명(非明·비이재명)횡사’라는 신조어도 나돌았다.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정지(整地) 작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친명 공천’으로 총선을 망칠 거라는 혹평도 들렸다.

결과는 달랐다. 민주당의 완승. 이로써 이 대표는 두 가지를 얻었다. 우선 리더십을 검증받았다. 이번 공천은 모험이었다. 민주당 주류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중심의 친문(親文·친문재인)·비명계를 향해 칼날을 휘둘렀다. 분열 위험이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당에 남았다. 사실상 단일대오로 총선을 치렀다. 주류 교체를 겪은 야당이 힘을 모으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걸 이 대표가 해냈다. 불만을 누르는 데 성공했다. 당을 이끌 능력, 당대표로서 승리를 가져올 능력을 인정받았다.

세력도 키웠다. 주류 교체에 성공한 결과다. 이제 더 이상 민주당은 친문 정당이 아니다. 명실상부(名實相符) 친명 정당이다. 이 대표에게 반기(反旗)를 들 사람은 이미 당을 떠났다. 당내에는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브레이크를 걸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전례가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우군(友軍)을 대거 확보했다. ‘권력 의지가 없다’는 의심도 불식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당내 경쟁자가 없는 확고한 대권주자가 됐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10일 YTN24에 출연해 “사법리스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총선 승리로 이 대표 입지가) 굉장히 강화가 돼서 차기 당권이나 차기 대권까지 존재감이나 위상은 흔들림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천하삼분지계’ 조국, 친문·비명 구심점 될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제22대 총선에서의 약진으로 일약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제22대 총선에서의 약진으로 일약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또 한 사람의 수혜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다. 2월까지만 해도 조국혁신당의 약진(躍進)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민주당도 조국혁신당 창당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노골적으로 ‘거리두기’에 나섰다. 자칫 정권심판론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창당 직후부터 상승기류를 탔다.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을 위협할 정도였다. 급기야 비례대표로만 12명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총선을 통해 조국이라는 인물의 상품성을 입증한 셈이다.

지지층의 질(質)도 주목할 만하다. 조국혁신당은 광주에서 47.72%, 전북에서 45.53%, 전남에서 43.97%의 비례대표 득표율을 올렸다. 각각 36.26%, 37.63%, 39.88%에 그친 민주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호남은 야권의 ‘텃밭’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건 의미심장하다. 호남은 과거에도 비슷한 선택을 한 적이 있다. 제20대 총선서 호남은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에 압도적 의석수를 몰아줬다. 그 결과 안철수 의원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가 됐다.

조 대표 역시 이 대표의 ‘대항마’로 성장할 수 있다. 12석 의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정국을 주도할 수도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주류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세력은 살아 있는 친문·비명계의 구심점으로 등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전투표 첫 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이런 야당들이 이번 선거에서 많이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 이후 대중적인 정당으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또한 지난달 27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호남에서는 이미 조국혁신당이 1당이나 마찬가지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조국혁신당”이라며 “이번 총선은 조국 대관식이나 마찬가지다. 야권 주자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조 대표는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3월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27%),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20%)에 이은 3위(4%)에 올랐다. 차기 대권 구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대권주자 풀 살아있는 국민의힘, 수권능력 여전


국민의힘은 참패를 당했지만, 여전히 대권주자 풀은 살아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은 참패를 당했지만, 여전히 대권주자 풀은 살아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믿기 힘든 참패를 당했다. 이로써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Lame duck)은 불가피해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함께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선두권을 형성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108석을 가진 제1야당이다. 보수 진영의 대표 정당이기도 하다. 여전히 수권정당으로서의 지위는 잃지 않았다. 차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3년. ‘초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대권은 보수에게로 향할 수도 있다.

대권주자군도 살아 있다. 안철수 의원은 출구조사 예측을 뒤집고 극적 생환했다. 수도권 4선 의원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유력한 후보다. 중도보수라는 자신만의 색채가 확고하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강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이른바 ‘정통보수’가 선호하는 후보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꾸준히 각을 세우면서 ‘여당 내 야당’으로 입지를 다졌다.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여집합’을 원한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다. 한 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불씨도 아직 꺼지지 않았다.

11일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힘 관계자는 “4년 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지금보다 더 크게 졌지만 대선에서는 정권 교체에 성공하지 않았나”라면서 “대선은 전혀 다른 게임이다.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거”라고 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조국혁신당이 선전하면서 사법부도 조국 대표 판결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만약 조 대표가 대선 출마 자격을 갖출 수 있다면 조 대표가 친문·비명의 구심점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조국혁신당의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는 차기 대권 구도를 흔들 변수가 될 수 있을까.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3월 28~29일 양일간 전국 만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안심) 번호 100%를 이용, 전화 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13.2%,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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