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 신부의 ‘이타심과 사랑’ 강조…‘진심’으로 국민을 대하고, 말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현 정치인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진심’으로 국민을 대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태석 신부처럼 말입니다.”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지난 2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106회 동반성장포럼에서 이태석 신부의 ‘이타심과 사랑’ 정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 그는 ‘내 마음을 움직인 아름다운 향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구 이사장은 “정부가 최근 집단사직을 단행한 전공의들에게 ‘이태석 신부 정신’으로 복귀하라고 주문했다”며 “정부와 국민은 ‘이태석 정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할지 궁금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태석 정신’을 깨치는 데 30년이 걸렸다며 그 정신을 ‘이타심’으로 정의했다.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60분’의 책임PD였던 구 이사장은 방송 제작을 통해 이태석 신부의 삶을 처음 접했다. 수년간 사건·사고 현장 속에 살며 어두워진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순간이었다.
그는 “결국 사람이 문제”라며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이태석 신부의 삶에 있었다”고 고백했다.
구 이사장은 이 신부와의 한 가지 일화로 ‘한센병 환자의 신발 제작기’를 털어놨다. 이 신부가 머무르던 남수단의 톤즈 라이촉 마을은 한센병 환자로 들끓는 곳이었다. 환자들은 맨발로 걸어다녔는데, 상처가 생기면 곪고 썩어 결국 발가락을 잘라내야 했다. 이 신부는 환자들의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신발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주목할 점은 신발을 만든 방식이다. 이 신부는 환자들의 발을 일일이 그림으로 그렸다. 발가락이 없어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 달랐던 환자들의 발에 꼭 맞는 ‘맞춤 신발’을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이 이야기는 구 이사장이 강조하는 ‘이태석 정신’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타심을 ‘행동’으로 실천한 사례인 것이다.
구 이사장은 “복지란 제공하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라며 “이 일화에서 정부가 추구해야할 ‘맞춤복지’가 무엇인지 드러난다”고 역설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왜 혼란스럽나”라며 물음표를 던진 구 이사장은 곧이어 “전부 이기심 때문”이라고 자답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행복해지려면 이기심이 이타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타심의 바탕에는 ‘공감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공감능력이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타인의 아픔에 귀기울일 줄 아는 공감능력이야말로 사회를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구 이사장은 “이 신부는 환자를 처음 마주할 때 어디가 아픈지 묻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환자의 손을 잡고 그들의 아픔을 들으며, 진심으로 공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태석 신부가 톤즈에 머무는 8년 동안 매일 300명이 넘는 진료를 봤지만 의료사고가 단 1건도 없었다”며 “환자를 살려야겠다는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태석 정신’을 좇으면 행복·존경·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 정치인들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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