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속 원화가치 급락…“원달러환율 1500원선 뚫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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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속 원화가치 급락…“원달러환율 1500원선 뚫을 수도”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12.0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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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안 부결에 탄핵정국 불확실성 확대
국내외 시장전문가, 환율 상단 1450원 전망
韓경제금융당국, 외환리스크 관리 집중키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9일 오전 김병환 금융위원장(사진 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5대 금융지주 수장들에게 리스크 점검을 당부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로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탄핵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불확실성 확대 및 대외신인도 하락을 불러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9일 경제금융당국은 탄핵정국 이후 7일을 제외하고 매일 개최 중인 F4 회의를 이날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준비된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기로 했다.

F4 중 한 명인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금융지주 수장들도 불러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이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을 한 자리에 부른 건 한국경제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지주 수장들에게 유동성과 건전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금운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는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최전방에 있다”며 “외국계 금융사·투자자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과 우리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도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외환 리스크 해소에 초점을 맞춘 건 외환시장 불안정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긴급 점검상황이 열린 당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를 돌파했다.

장중 한때 1440원선을 위협하며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금융당국의 환율방어로 1435원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으로 금융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계엄선포 당시 한때 1500원선까지 올라갔다가 1400선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다시 출렁이고 있는 배경에는 탄행 정국으로 불안해진 국내 정치상황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초 한국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 급락했다”며 “주요국과 금리, 통화가치 변화를 함께 고려해도 짧게 보면 원화 고유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해외 증권가에서도 원화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한국 계엄선포 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2분기에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들 보고서의 원달러 환율 상단은 1450~1500원선이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한 건 1997년 외환위기(1962.5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1570.7원) 때 뿐이다.

아울러 탄핵소추안 부결로 불확실성이 커진 탄핵 정국이 빠른 시일 내에 정치적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마무리 되더라도 1400원대 환율이 당분간 고착화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거론으로 인해 당분간 국내 정치적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라면서도 “다만 정치적 이슈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며 환율 상승 시 당국의 시장 개입이 적극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환율 상단은 1430원 내외에서 제외될 듯 하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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