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유동성 위기에 정상화 딜레이
정상화 시점 2023년→2025년→2026년
올 상반기에만 인니 금융당국 10건 제재
KB금융 밸류업에 부코핀 실적개선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뱅크(舊 KB부코핀은행)의 적자 운영이 국감장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는 강남채 부행장(글로벌사업그룹)이 나와 질타를 받기도 했다.
24일 국민은행 공시에 따르면 KB뱅크는 지난 상반기 151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1년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KB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84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현지 진출 기반을 마련한 국민은행은 2020년 9월 추가 지분을 취득하며 총 67%의 지분을 확보해 부코핀은행을 계열회사로 만들었다. 당시 들어간 예산은 4000억 원 수준이다. 이어 이듬해에는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무려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2분기말 현재 66.88%의 지분율을 기록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부코핀은행에 투자된 금액은 1.5조 원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유상증자까지 포함하면 위험노출금액은 3.1조 원에 달한다. 이는 KB국민은행의 자기자본 8%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강 부행장은 “전체적인 유동성 지원까지 포함하면 (간접적으로)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당초 부실상태인 은행을 인수했기 때문에 정상화 전까지 적자운영은 계획된 상황이었다. 국민은행은 소호(SOHO) 및 SME, 리테일 등에 대한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노하우 및 선진화된 디지털 역량 등을 접목해 부코핀은행을 빠르게 정상화시킬 계획이었다.
다만 국민은행의 이같은 계획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어그러졌다. 2020년 43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부코핀은행은 국민은행 계열사로 편입된 첫해인 2021년 2725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지면서 장기 침체의 시작을 알렸다. 확대된 부실자산을 상매각하며 연체율 등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만 했다. 이에따라 인수 당시 2023년으로 전망하던 정상화 시점도 2025년으로 미뤄졌다.
코로나19 변수 외 운영상 미흡점도 드러났다. KB국민은행 계열사로 편입된 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인 금융감독청(OJK) 등으로로부터 과태료 및 서면경고를 잇따라 받으면서다. 실제로 KB부코핀은 올 상반기에만 10건의 제재를 받았다. 해당 기간 납부한 과태료는 2억1285만 루피아(한화 약 1900만 원)에 달한다.
이같은 KB뱅크 실적 부진은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전체 실적 개선의 발목을 붙잡았다. 실제로 국민은행 해외법인 전체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551억 원 순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1288억 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국민은행의 전체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추진되는 밸류업 계획에서 KB뱅크의 정상화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말해 KB뱅크 정상화가 지연된다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이날 국감장에 증인으로 선 강남채 부행장은 “부코핀은 부실은행임을 전략적으로 인지하고 인수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을 인수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초반 소수 지분 인수 후 직원 10여명을 보내 면밀히 파악을 하고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2020년 초 부코핀은행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인수조건 협상 후 투자금을 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재무구조를 많이 혁신해서 예상컨대 2026년도에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내년도에 빠르게 흑자전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와 관련해 “대규모 부실건에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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