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대출 1조원↓…“풍선효과 체감 없다”
금감원, 全금융권 일일 대출잔액 점검하며 예의주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유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는 등 선제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2금융권 중 하나인 상호금융권의 경우 은행발(發) 주담대 취급 제한 여파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심사 강화 여파로 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8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보험사와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은 7월에 비해 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3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000억원 늘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지난 2022년 10월(2000억원)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업권별로는 보험사 가계대출이 7월보다 3000억원 늘어났으며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7000억원)와 저축은행(4000억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상호금융권은 1조원 줄어들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상호금융을 제외한 2금융권 전반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이유는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시행하면서 대출 수요자들이 2금융권으로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2금융권의 풍선효과가 더욱 가시화할 것으로 관측한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대출 유주택자의 주담대를 일찍이 중단했으며 한화생명은 이달 6일 주담대 ‘홈드림 모기지론’ 물량이 조기 소진돼 접수를 중단했다.
다만 상호금융권은 풍선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동향 관련해서 일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있는데 가계대출이 오히려 줄거나 유지되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2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실상 상호금융권은 관련 여파가 없다는 주장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주담대는 주로 은행에서 취급하는 상품으로 상호금융권은 주담대가 자치하는 비율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주담대가 대부분인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상품”이라며 “대부분 장기로 취급하고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적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호금융권은 주담대 포션 자체가 작다”며 “풍선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전혀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도 상호금융권으로 주담대 수요가 쏠릴 일은 드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풍선효과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대출 억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 서울권역 다주택자의 경우 신규 대출을 제한하는 등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상호금융권도 풍선효과가 가시화된다면 다주택자의 수도권 주담대를 제한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비할 계획이다.
한편 금감원은 이달부터 전체 금융권에 일일 대출잔액 통계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하루 단위로 풍선효과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5개 상호금융(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중앙회도 매일 금감원에 대출동향을 보고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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