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빠”…은행권, 책무구조도에 대출 실수요자 보호 대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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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은행권, 책무구조도에 대출 실수요자 보호 대책까지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9.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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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중銀, 내달 말까지 책무구조도 제출 가닥
법률상 제출기한은 내년 1월2일…시범운영 명목
주담대 제한은 은행 자율경영… 일정조정은 필요
그레이존 해소 필요…은연 중심 은행권 논의할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은행권이 그 어느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내년 1월 본격 시행되는 책무구조도 제도 대비부터 대출 취급 제한과 관련해 실수요자 보호 대책 마련 등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부통제 대책 마련 등 현안 외에도 밸류업 계획 등 중장기적 과제가 쌓여있는 가운데 은행권 내부에서는 가장 시급한 업무로 책무구조도 작성과 대출 실수요자 보호 대책 수립이 꼽히고 있다.

먼저 주요 시중은행들은 내년 1월까지 제출의무인 책무구조도를 오는 10월까지 조기 제출할 예정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의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책임자를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로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원칙을 구현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지배구조법이 개정됐으나 6개월 유예기간이 부여돼 은행의 경우 내년 1월2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다만 금융당국에서는 제도 시행에 앞서 시범운영 기간을 두고자 오는 10월말까지 제출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책무구조도를 내말달 시한을 목표로 마련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책무구조도 제도가 가장 먼저 시행되는 은행의 경우 대부분 초안 이상이 나와있지만 책무구조도가 가지는 의미와 민감성이 워낙 높아 막바지 검토와 함께 눈치보기 물밑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시범운영 기간내 책임을 묻지 않는 등 인센티브 제공을 내세우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책무구조도 제출을 꺼려할 경우 내부통제가 미비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조기 제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와 별개로 은행권 여신 관련 현업부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대출 실수요자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다. 여기에 더해 은행권 자율적으로 협의를 통해 대출절벽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케줄 조정까지 당부하면서 은행연합회 및 은행간 소통도 필요해졌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0일 주요 은행장들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정 시점에 일률적으로 대출절벽이라는 오해를 받은 형태로 운영하기보다는 체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예를 들어 월 단위 등 스케줄을 갖고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은행장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별 실수요자 판별 기준 등에 대해서는 은행연합회 및 은행간 논의를 통해 마련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일부 은행이 지난 9일부터 수도권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주담대 대출 취급 제한을 단행한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마저 일괄적으로 대출 창구를 줄이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총량 한도에 따라 주담대 취급 제한 시작일을 순차적으로 뒤로 미루는 논의도 은행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실수요자 보호 대책을 금융당국이 요구한만큼 관련 방안도 빠른 시일내에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실수요자 여부 판단이 애매한 이른바 그레이존(Gray zone)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실무자간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가계대출 정책과 관련해 일선 현장에 혼란을 준 것에 대해 첫 사과를 하면서 은행권 자율경영에 맡기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신만큼, 은행권에서도 빠르게 논의를 거쳐 그레이존 해소를 위한 실수요자 판단 기준 등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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