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어렵다” 천국과 지옥 오간 증시…“경기 침체 우려 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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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어렵다” 천국과 지옥 오간 증시…“경기 침체 우려 과도”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8.06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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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코스피, 전일 대비 3.30% 상승한 2522.15로 마감
사이드카 올해 두 번째 발동…외국인 ‘팔자’·개인 ‘사자’
증권가 “경기 침체 우려 반영됐다고 하지만 낙폭 컸다”
“하락폭 키운 중심엔 유동성…리세션인지는 두고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초탄이 돼 급락장세를 연출했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급반등에 성공했다.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과하게 반영된 탓이라고 짚으면서도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해선 예측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80.60포인트(3.30%) 상승한 2522.15로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91.79p(3.76%) 상승한 2533.34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2578.77까지 오른 뒤 11시께 25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세를 다졌다.

앞서 코스피가 지난 2일에 이어 5일에도 폭락하면서 팬데믹(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에 발동됐던 사이드카(Side Car,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이날 다시 한번 가동됐다. 이날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16.75p(5.06%) 급등한 데 따른 조처다. 1996년 11월 도입된 이 제도는 유가증권시장업무규정 제16조에 근거해 유가증권시장 전 종목의 매매를 5분간 중단한다.

전날 1조523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급락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이날도 팔자세를 유지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195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뭉칫돈이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사이 개인들은 '줍줍'에 나섰다.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1조6944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4532억 원치를 순매수하며 저가매수 움직임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급등락을 두고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조정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다소 과하게 반영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미국의 7월 실업률이 약 3년 만에 최대치인 4.3%를 찍고,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48.8)를 하회한 데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8%(코스피시장) 이상의 폭락을 이끌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국내 증시 하락은 설명이 어렵다. 과거 코스피가 7~8% 하락했던 국면은 911 테러, IMF 외환위기, 코로나19(2020년) 때였다”며 “(이번 하락은) 침체 우려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여러 배경이 있지만, 단 하루 만에 코스피가 8.7% 하락할 정도는 아니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늘 예상이나 걱정보다 더 오르거나 내리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피 12개월 후행 PBR이 0.88배까지 밀렸는데, 코로나19 당시 0.67배를 제외하면 0.82배에서 0.86배 사이에서 형성됐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질적인 지수 조정 원인은 미국 경기에 대한 의구심으로, 제조업 지수 후퇴 및 고용지표 모멘텀 약화가 누적돼 경기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지나치게 큰 코스피 변동성은 고민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전날 증시 폭락에 대해 미국의 고용 지표 하락과 더불어 워렌버핏의 애플 주식 매도, 미국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하락세만 놓고 보면 과하긴 했다”고 봤다. 이어 “다만, 리세션(경기 침체)이라는 건 항상 지나고 나서 알게 된다. 후행 지표들까지 다 나와봐야 경기 침체인지 아닌지 알 수 있기에 단순 경기 침체 우려 때문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급격한 변동의 원인으로 유동성을 지목했다. 그는 “현재로서 증시 급등락의 범인은 유동성이다. 시장의 모든 건 돈으로 구성돼 있는데 유동성이 빠지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이어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ETF는 패시브 상품의 경우 미리 세팅해둔 대로 기계가 능동적으로 사고판다. 범위를 좁히면 증시 낙폭이 컸던 데에는 ETF의 뇌동매매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엔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 센터장은 “결론적으로 리세션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어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어젠 공포심이 극에 달했고, 반대로 오늘은 줄었다는 것”이라며 “공포심의 이면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저렴한 엔화로 사들인 자산을 되파는 현상)도 있다는 점을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내 증시의 급등락으로 투자자들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사이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계기관은 경계감을 갖고 24시간 합동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컨티전시 플랜(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관계기관 간)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고, 시장 안정조치들이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자산운용·가상자산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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