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3고’ 벼랑끝…롯데쇼핑, 생존전략 ‘AI’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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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3고’ 벼랑끝…롯데쇼핑, 생존전략 ‘AI’ 통할까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1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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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AI TF ‘라일락(LaiLAC)’ 공개…김상현 부회장 주도
롯데멤버스 ‘4300만 고객 데이터’ 활용…B2B 신사업도 구상
롯데쇼핑 측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어, 아직은 구상 단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롯데

롯데쇼핑이 ‘인공지능(AI)’으로 생존전략을 찾는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여파로 유통가에 들이닥친 실적 악화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자체 AI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김상현 롯데쇼핑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롯데쇼핑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본인 주도로 뭉친 AI TF ‘라일락(LaiLAC)’을 공개한 것.

김 부회장은 영상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글로벌 리테일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만든 라일락 센터를 통해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유통 사업에 IT 기술을 결합한 ‘리테일테크’ 기업으로 전환하겠단 뜻을 확고히 밝힌 것이다. 회사는 최근 특허청에 라일락의 상표를 출원하면서 AI TF 조직 구성을 마무리했다.

롯데쇼핑은 먼저 그동안 롯데멤버스로 구축해 온 4300만 명 고객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데이터를 광고서버에 적용해 개인 특성 및 관심사에 맞춘 ‘초개인화’ 광고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라일락의 기술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도 뻗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B2B 신사업 구상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월 인공지능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업무협약을 맺는가 하면, 12월엔 영국 최대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 최첨단 물류센터 착공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런 롯데쇼핑의 움직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당부와 맞닿아 있다. 신 회장은 올 초 열린 ‘롯데 CEO AI 컨퍼런스’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대적인 ‘AI 전환’을 강조했다.

다만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하기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화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 “AI 기술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 등 기획하는 단계이며 어떻게 어떤 사업을 추진할지, 언제쯤 서비스가 출시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의 ‘AI 대전환’을 두고 최근 유통가에 불어닥친 ‘3고 현상’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롯데쇼핑으로선 AI든 뭐든 주목할 만한 서비스를 구상해야만 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 e커머스 등 롯데쇼핑 실적이 수년째 악화한 것으로 안다”며 “백화점 점포가 제일 많은 만큼 경기침체를 감당하기 제일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쿠팡이 롯데를 앞서긴 했지만 롯데는 여전히 업계에선 ‘기준’ 그 자체”라며 “전반적인 산업이 ‘AI 전환’을 강조하는 만큼 선두를 뺏기지 않으려면 서비스 구상에서 차별점을 서둘러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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