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플랫폼 구독자 확보에 ‘스포츠’ 알짜배기 콘텐츠로 부상
티빙 관계자, ‘무료 중계’ 두고 “내외부 검토 거치는 중” 답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중계권 우선 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야구 중계 유료화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기존 TV 채널을 통한 야구 중계 시청은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이 2024~2026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직 계약 규모와 세부 사항 등에 대한 협상을 남기고 있는 상황이나, 큰 이변이 없다면 중계권은 순조롭게 티빙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유무선 중계권이 아닌 ‘뉴미디어’ 중계권인 만큼 기존 TV 채널을 통해 야구 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CJ 측은 프로야구 영상을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것을 허용하겠단 방침으로 프로야구 저변 확대 등의 기여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실시간 중계’ 만큼은 항목에서 제외했는데 스포츠 중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시간 중계’는 티빙이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중계권 확보에 CJ ENM이 투자한 비용은 연평균 450억 원대다. KBO 중계권 입찰 역사 중 역대 최고에 달한다는 5년간 연평균 220억 원에 비해 두 배는 높은 수준으로, 이번 중계권 확보를 위해 CJ ENM이 과감한 한 수를 둔 셈이다.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KBO 중계권을 확보하려는 CJ ENM의 속사정을 보면, ‘구독자 확보’가 있다. ‘스포츠 중계’가 구독자 확보에 톡톡한 효과를 한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쿠팡플레이의 ‘쿠팡플레이 시리즈’다. 지난 2022년 7월 손흥민 선수와 그가 소속된 축구 구단 토트넘의 중계 독점을 성사시키며 스포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당시 쿠팡플레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7월에만 무려 110만 명이 증가했고, 모바일인덱스 분석에서는 일간 사용자가 75만6772명을 기록하며 토종 OTT 중 반짝 1위를 달성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이후 쿠팡플레이는 △K리그 △미국프로풋볼리그(NFL) △포뮬러 원(F1) 등 다양한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해 관련 팬들을 구독자로 끌어들이고 있다.
해외의 OTT 플랫폼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애플의 경우 자사의 OTT 플랫폼 애플TV에서 미국프로축구(MLS) 독점 중계권 확보를 통해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미식축구 경기를, 유튜브는 NFL을 각각 중계 중이다. 최근 몇년새 OTT 업계가 전반적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각 플랫폼들이 생존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구독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CJ ENM의 이번 중계권 확보를 위한 행보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다만, 이 경우 네이버 등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KBO 리그 중계를 유료로 봐야할 수도 있다는 것에 시청자 및 야구팬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다행히 온라인 중계를 제외하면 지상파 등 기존 TV 채널을 통해서는 기존과 같이 프로야구 시청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점과 젊은 세대들을 위주로 TV 대신 온라인 중계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적잖은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2월 28일 발표한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의 TV수상기 보유율은 88.8%로 나타났다. 20~30대 연령대는 그보다 더 낮은 70%를 기록했다.
반면, OTT 이용률은 점차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2022년 72%에서 2023년에는 5% 증가한 77%를 기록했다. 또한, 연령별로 20대(97.8%)와 10대(97.6%) 순으로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티빙 관계자는 “기존에 한국프로야구 중계를 TV로 시청해 온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변화가 없을 거다. 다만 720P 화질로 중계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회사 내부 논의와 검토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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