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미아역세권 활성화사업, 결국 ‘고분양가’ 논란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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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미아역세권 활성화사업, 결국 ‘고분양가’ 논란 휩싸였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3.04.17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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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업자만 이득 봐, 사업 취지에 맞나 의문"
케이티앤지 "시장환경·시세 고려한 적절한 가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KT&G(케이티앤지)가 서울 강북구 미아동 옛 궁전회관(궁전예식장) 부지(미아동 195, 194-2번지 등)에서 추진하는 미아역세권 활성화사업(단지명 엘리프 미아역)이 결국 업계 예상대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불가피한 분양가 책정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역세권 활성화사업의 근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3일 공개된 '엘리프 미아역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타입별 분양가는 전용면적 49㎡ 6억~6억3100만 원, 59㎡ 7억2800만~7억9350만 원, 74㎡ 9억1490만~9억7040만 원, 84㎡ 10억8720만~11억4270만 원 등으로 책정됐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약 3050만 원, 당초 업계 추정가(평당 2600만~3100만 원)의 최상단 수준이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3.3㎡당 3150만 원 가량에 이른다. 청약시장 수요자들 사이에선 시세 대비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게 잡혔다는 비판이 나온다. '입지는 좋은데 가격은 글쎄', '안전마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입지는 괜찮은데 분양가는 불안', '케이티앤지가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다' 등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엘리프 미아역의 분양가는 올해 1~3월 미아동 일대에서 거래가 이뤄진 모든 아파트 매매가보다 1억 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미아1차 래미안' 전용면적 59㎡(4층)는 지난달 15일 6억 원에 팔렸으며, 준공년도가 비교적 최근인 '꿈의숲 롯데캐슬'(2층), '꿈의숲 한신더휴'(8층)의 전용면적 59㎡ 물량도 지난 1~2월 각각 6억9000만 원, 6억8500만 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기간 거래된 전용면적 84㎡ 물량인 꿈의숲 롯데캐슬(5층, 9억9000만 원), '삼성래미안 트리베라2단지'(10층, 8억8500만 원)에 비해서도 엘리프 미아역 분양가가 1억~2억 원 가량 높다.

지난해 미아동 일원에 공급된 신축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해도 비싸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전용면적 84㎡ 기준 '한화 포레나 미아'의 분양가는 약 11억5000만 원,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약 10억1000만 원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을 더한 가격은 각각 12억 원대 초반, 10억 원대 후반으로 계산된다. 엘리프 미아역의 전용면적 84㎡ 기준가(2단지 10~15층)는 11억935만 원이고, 발코니 확장비(2790만 원)와 전(全)유상옵션 금액은 약 7700만 원으로, 합산가는 11억 원대 후반이다. 앞선 두 아파트 모두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는 데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된 만큼, 실수요자들의 엘리프 미아역에 대한 체감 분양가는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로 전반적인 부동산 개발 사업성이 떨어진 상황 가운데 시행사인 케이티엔지가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관련기사: KT&G, 미아동 개발사업 본격화…수익성은 물음표,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020). 케이티앤지 측은 "사업에 추가적으로 소요될 수 있는 잠재적 비용은 이미 시공사에 지급한 용역비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 또한 이미 원자재비 가격 인상이 이뤄진 상황에서 입찰이 진행된 만큼, 비용 상승분 역시 공사원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분양가와 관련해선 "시장 환경과 주변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선 이 같은 높은 분양가 책정이 역세권 활성화사업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역세권을 고밀복합개발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고, 주택공급을 확대해 저개발되거나 침체된 지역을 활성화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목적이 있는 프로젝트다. 다만, 단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권과 박원순 체제 하 서울시는 출퇴근이 용이한 역세권에 청년·신혼부부 등 상대적으로 내 집 마련 비용 부담이 큰 실수요자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명분 아래 역세권 활성화사업을 선보였고, 민간사업자들에게 용적률 상향, 신속한 개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러나 미아역세권 활성화사업의 경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며 이 같은 사업 취지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사업에 반대한 주민들, 상인들 다 내쫓기듯 물러났는데 분양가가 이렇게 높게 책정돼 버리면 결국 돈 있는 사람들이나 임대사업하는 것이고, 케이티앤지만 득을 보는 꼴이 된 게 아닌가"라며 "요즘 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서민들이 이 집값에, 여기에 청약을 넣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엘리프 미아역 투시도 ⓒ 제공=계룡건설산업(시공사)
엘리프 미아역 투시도 ⓒ 제공=계룡건설산업(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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