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경쟁력 약화 및 2위와의 격차 축소 영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을 차기 대표로 추천했다. 통상 ‘2+1 관행’에 따라 문동권 현 신한카드 대표가 연임할 것이란 예측을 깨고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과감한 수장 교체 카드로 내부 체질 개선과 성과 확대를 모색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차기 신한카드 대표에 박창훈 페이먼트(Payment)그룹 본부장을 추천했다.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그룹장에서 곧바로 사장으로 추천된 파격 인사다.
박 본부장은 신한카드 영업추진팀장, 신성장본부 부장, Life사업본부 부장, DNA사업본부 본부장, pLay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한 내부 출신 차기 대표다.
업계에서는 임기 내내 선두를 지킨 문동권 현 신한카드 대표가 연임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보통 지주계열 카드사 대표의 임기는 초임 2년 이후 1년 연임을 보장받는 ‘2+1 관행’을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이 같은 연임 예측을 깨고 박 본부장을 대표로 추천하는 파격 교체를 선택했다.
신한금융의 파격 인사를 두고 본업 경쟁력이 축소되고 있는 카드업계 특성상 ‘인적 쇄신’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카드 본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데다 2위권 카드사와의 실적 격차도 좁혀지고 있어서다.
카드사는 결제 시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가 전통적인 주 수익원이다. 그런데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현재 카드사들은 사실상 본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카드론 등으로 이를 보전하는 상황이다.
갈수록 카드사들의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신한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5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성장했지만 업계 2위 삼성카드와의 격차는 200억 원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23.5% 오른 5315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도 “현재 신한카드는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위권 사업자와 격차가 축소되고 있고 업권을 넘나드는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차별적인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며 인적 쇄신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신한카드 대표 교체는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추진력 강화와 조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그룹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신한카드의 성과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에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대표 교체를 통해 과감한 조직 내부 체질 개선을 이끌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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