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엔 양보없다”…이스타항공 FTD 훈련, 진짜 같은 긴박함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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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엔 양보없다”…이스타항공 FTD 훈련, 진짜 같은 긴박함 [르포]
  • 강수연 기자
  • 승인 2024.10.1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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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화재부터 비상 착륙까지…조종사의 모든 순간 체험
비행 안전을 위한 필수 훈련…FTD, 다양한 시나리오 교육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FTD 체험 프로그램 계획 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이스타항공의 비행훈련장치(FTD) 모습. ⓒ시사오늘 강수연 기자

“여기는 지금 인천공항 활주로입니다. 이륙하겠습니다. 비상. 지금 엔진에 불이 났습니다.”

비상 경고등이 깜빡이자 조종석에서는 긴장감이 흐른다. 비행기는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추락 위험’ 경고음이 울린다.

다행히 실제 비행 상황은 아니다. 이곳은 이스타항공이 비행훈련장치(FTD)를 활용해 조종사 훈련을 진행하는 현장이다. 기자는 지난 11일 이스타항공 본사를 방문해 FTD를 활용한 해당 교육을 직접 체험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B737-8과 B737-800 기종의 FTD를 각각 한 대씩 운영하고 있다. 이 두 대 모두 최근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가 등급 비행훈련장치’로 지정돼 실제 운항 승무원 훈련에 사용되고 있다.

기자는 최신 기종인 B737-8 FTD를 직접 체험했다. FTD는 조종사들이 다양한 비상 상황에서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시뮬레이터로, 실제 항공기를 사용하지 않고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적인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B737-8 FTD는 세계 주요 공항의 활주로와 항공기 내부 계기 등을 실제 비행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정밀하게 재현해 놓은 게 특징이다. 마치 실제 비행기를 타고 조종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했다.

FTD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공한다. △항공기 엔진 고장 △윈드시어(급변풍)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등 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100여 개 이상의 비정상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다. 이처럼 비상 상황을 가정한 훈련은 실제 비행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없고,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비행훈련장치(FTD) 체험 중 ‘엔진 화재’ 시나리오로 인해 기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시사오늘 강수연 기자

체험은 이·착륙, 엔진 화재, 야간 비행 등 여러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체험은 ‘엔진 화재’ 상황이었다. 경고음이 울리고, 불이 난 엔진을 제어하는 상황에서 지침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해야 한다. 기자도 그 과정을 체험하며 실제 상황처럼 긴박한 순간을 느꼈다. 엔진을 멈추고 소화 절차를 진행한 후,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모든 과정이 실제 비행 못지않은 현실감을 자아냈다.

이날 FTD 교육을 담당한 공건영 이스타항공 교관은 “조종사들은 1년에 두 번씩 FTD 훈련을 받는다”며 “6개월에 한 번은 반드시 훈련을 이수해야 하며, 법적으로도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반복 훈련을 통해 조종사들은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끊임없이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FTD는 조종사들에게 비상 상황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비행 절차도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게 한다. 기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대처하는 방법부터,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 속에서 안전하게 착륙하는 방법까지 모든 상황이 시뮬레이션으로 제공된다.

이번 체험에서 기자는 야간 비행 시 착륙 절차를 체험하며 조종사의 집중력과 기술적 숙련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꼈다. 어두운 하늘 아래 활주로 불빛만을 의지해 정확한 각도로 착륙하는 과정은 긴장감 그 자체였다.

활주로로 향하는 순간마다 조종사의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비행의 안전을 좌우했다. 실제 상황이라면 조종사의 미세한 오류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러한 절차는 FTD를 통해 반복적으로 훈련돼, 조종사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기자는 조종 화면에 나타나는 십자가 모양의 ‘+’ 표식을 기준으로 기체를 정확하게 조종하는 경험도 했다. 화면에 나타나는 이 작은 표식을 따라 비행기의 방향과 각도를 세밀하게 조정해야 했다. 처음에는 핸들을 조금만 틀어도 기체가 급격히 움직여, 정교한 조종이 필요했다.

공 교관은 “조종사들은 비상 상황에서의 대응 능력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비행 절차를 더욱 정확하게 익힐 수 있다”며 “이러한 훈련을 통해 비행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FTD 장비를 활용해 조종사들이 실제 비행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훈련은 단순한 기술 향상을 넘어, 비상 상황에서의 신속한 판단력과 일상 비행의 안정성까지 보장한다. 훈련을 반복할수록 조종사들은 다양한 기상 조건과 비정상 상황에서도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공 교관은 “비행 중에는 집중력이 극도로 요구돼, 옆에서 단순한 계산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착륙 방법과 같은 중요한 절차들도 모두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모든 교육 과정은 체계적으로 표준화돼 있어, 조종사들이 언제나 정확하고 일관된 절차를 따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학생들도 비행 훈련을 체험해 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추후 학생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FTD와 연동된 컴퓨터 화면, FTD 조종실 내부,
비상 경고등이 들어온 모습, 기자가 실제 FTD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시사오늘 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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