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저축은행, 연 4% 제공 금리상품 출시
부동산PF 여파 여전…다운사이징 이어질듯
나신평 “추가 손실규모 최대 1조7000억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저축은행 예적금 규모가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일부 저축은행이 4%대 고금리 예금상품을 선보이며 수신고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커진 손실을 복원하려면 당분간 저축은행업계 다운사이징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잔액은 99조9128억원으로 전월(100조8861억원) 대비 0.97% 감소했다. 수신잔액이 100조원을 밑돈 것은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여신잔액도 지난 5월 100조원을 하회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말 기준 여신잔액은 96조9415억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계속 줄어들었다.
일부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정기예금 만기 도래에 대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예금상품 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간 건전성 관리를 위해 보수적으로 영업했던 긴축 기조를 깨고 수신잔액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12개월 평균 금리는 3.69%로 이달 초(3.66%)보다 0.03%p 올랐다. 특히 △참(4.10%) △대한(4.00%) △상상인플러스(4.00%) △유니온(4.00%) △조은(4.00%) 등 일부 저축은행은 연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PF 부실 여파 등 건전성 측면에서 해결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라 저축은행의 몸집 줄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실 부동산PF 사업장의 경공매가 본격화되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추가 손실 규모는 최대 1조7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 부동산PF 부실 정리 어디까지 왔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 최종 손실 규모가 2조6000억∼3조9000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는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기적립 대손충당금·준비금 규모인 2조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이 향후 최대 1조7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신평은 “시중금리의 하락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현재까지는 질서 있는 부실정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PF 부실정리 속도는 제2금융권 내 다른 업권 대비 다소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 2025년 상반기까지 부실정리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가 손실인식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단기간 내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38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로 자산건전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지난달 열린 저축은행 결산 관련 설명회에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신규 자산 증가보다는 보수적인 리스크관리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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