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내 일은 거의 늘 오전 5시 30분이면 종료된다.
끝이 나서 발을 씻는데 10분, 미리 챙겨온 바지 갈아입는데 5분, 순옥이 기계 청소하는 것 돕는데 5분….
지하 5층에서 지하 6층인 미화방으로 가서 웃옷 갈아입고 제일 먼저 출근부에 사인하고 흉측한 전화기를 들어 감독한테 퇴근 보고하는 것, 다-포함하면 새벽 6시면 미화 방문을 박차듯이 나갈 수 있다.
요즘은 퇴근해 집에 와서도 신경이 써져서 그런지 오후 1시면 잠이 깼다. 오늘이 10월 14일…. 그동안 공연한 신경으로 얼굴이 더 늙어 보였다.
절로 신세 한탄을 하면서 그동안 감독의 부당행위를 정리해갔다. 시간이 꽤-걸렸다. A4 용지로 분량이 5장이나 됐다.
나는 컴퓨터를 할 줄 모르는 컴-맹이기 때문에 손글씨로 5장을 쓰는데 꼬박 2시간은 족히 걸렸다.
이것을 출근할 때 들고나가야 한다. 문방구에 들려 복사를 해야 한다. 1부가 아닌 2부를 해야 한다. 졸지에 이런 걸로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정말 나- 답지 않은 것만 같다.
문방구에 들리는 시간까지, 계산해 넉넉하게 집에서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혹시 주석 씨가 했나 싶어서 열어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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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0년 백화점 청소일 당시의 체험소설이며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8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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