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2분기, ‘고부가’에서 갈렸다…포트폴리오 정리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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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2분기, ‘고부가’에서 갈렸다…포트폴리오 정리 ‘박차’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8.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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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ABS·PC 첨단소재 부문 개선
LG화학, ABS·CNT 등 고부가 제품 매출↑
‘합성고무’ 금호석유, 총 영업익 11% 증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금호석화 여수 고무 제2공장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 제2공장 ⓒ금호석유화학

석유화학업계가 올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방 수요의 일부 회복에도 중국발(發) 공급과잉 영향이 이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다만, ABS(고부가 합성수지)와 고부가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군은 비교적 선방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포트폴리오 정리는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8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적자를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은 줄었으나 3분기 연속 적자는 피할 수 없게 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2480억 원으로 3.4% 증가했다.

부문별로 범용제품 및 기초유분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화학 부문은 영업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유지했다. 원재료인 납사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시설 보수로 인한 기회손실 비용이 반영됐다.

롯데정밀화학 역시 한 해 전보다 영업이익과 매출이 하락했다. 이차전지향(向) 동박 등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영업이익과 매출이 개선됐으나 전방 시장 수요 감소에 따라 올 3분기 성적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성적이 다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첨단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51억 원) 대비 소폭 상승한 757억 원을 기록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활용되는 ABS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C(폴리카보네이트)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한다.

LG화학 역시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 특히 고부가 제품군이 실적을 지지했다.

올해 2분기 LG화학의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3% 감소한 4059억 원, 매출은 14.2% 감소한 12조29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양극재 등 이차전지향 제품군이 전방 수요 약화로 부진했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 영업익은 3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석화 부문에서 특히 ABS 제품군이 실적을 이끌었다. LG화학에 따르면, 석화 부문 매출에서 ABS 비중은 2023년 2분기 26%에서 올해 2분기 27%로 상승했다. POE(폴리올레핀), CNT(탄소나노튜브) 등을 생산하는 지속가능성 사업부도 전년 동기와 같은 매출 비중(5%)를 유지했고, NCC·PO 부문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 기여도가 상승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이 119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 늘었다. 이 기간 매출은 17.4% 증가한 1조8525억 원이다. 석화 3사 중 유일하게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는 합성고무 부문의 호실적이 성적을 견인했단 분석이다.

올 2분기 금호석화 합성고무 부문의 영업이익은 한 해 전보다 41.6% 증가한 466억 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70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상승했다. 원료가 강세에도 타이어 및 글로브(Glove) 업체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수익이 개선됐다.

이처럼 범용 부문은 부진하고, 고부가 부문이 성적을 지탱하는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범용 부문 부진의 주요 배경인 중국발 공급과잉 해소가 어려운 탓이다.

이에 석화업계는 범용제품 부문의 투자를 줄이고 고부가 제품군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8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략은) 현재 우리가 가진 기초화학 사업 비중을 적정 규모로 줄이겠단 것”이라며 “평가를 추진하려는 대상(포트폴리오) 리스트업을 어느 정도는 완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 프로젝트는 투자자 접촉 등 상당 부분 단계를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고부가 제품 부문 투자에는 속도를 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전남 율촌상단에 ABS, PC 등 컴파운딩 소재 신규 공장을 착공했다. 캐파는 약 50만 톤으로, 오는 2026년 기계적 준공이 목표다. 투자금은 약 4500억 원이다.

LG화학 역시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NCC(납사분해시설) 등을 포함해 범용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지난달 25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전략적인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NCC 합작사 설립에 대해선 확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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