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으로 바위치기?…제4통신사 선정 취소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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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치기?…제4통신사 선정 취소의 전말
  • 강수연 기자
  • 승인 2024.08.08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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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엑스 “주주와 논의 통해 소송 진행 예정”
“통신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신규 유입↓”
“제4통신사 선정보다 알뜰폰 활성화 대책 시급해”
알뜰폰, 2026년부터 인당 2000원 사용료 부과 예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사업전략 소개하는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제4통신사 등장이 끝내 무산됐다. 국내 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을 꿈꿨던 스테이지엑스는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키로 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스테이지엑스 제4통신사 선정을 취소함에 따라 당분간 통신 시장 재편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4통신사의 존재가 기존 통신 3사 체제를 견제하면서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토록 유인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애초에 그 같은 기대마저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안정상 중앙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이통사 수가 부족해서 통신 시장 경쟁이 미흡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보다 훨씬 인구가 많은 미국, 중국, 인도의 통신사도 크게 3~4개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통신사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에 있으며, 충성 고객들이 안착하고 있어서 신규 유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통신사가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장벽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처음부터 전략이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제4통신사는 가격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것이 회사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4통신사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가격을 계속 낮추다 보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 역시 “제4이통사는 현재보다 약 절반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실패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28GHz 대역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할 신규 제4통신사는 무엇보다도 확실한 재정 능력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핵심 조건이다. 그러나 정부는 등록제라는 단 하나의 이유를 들어 이 재정 능력 문제에 대해 검증을 소홀히 했다.

28GHz 대역 주파수는 직진성이 좋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 앞에서 회절성이 취약하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더 촘촘하고 더 많은 기지국과 장비 구축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3.5GHz보다 최소 5배 이상 많은 투자비가 소요된다는 것.

아울러 28GHz 대역 주파수는 3.5GHz와 완전히 별개로 떨어져 있기에 로밍에 쓸 수 없다. 로밍은 같은 대역이거나 인근 대역이어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3.5GHz가 아닌 2.8GHz로 제4통신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1일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선정을 취소했다. 청문을 주재한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대표변호사는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서 전파법 등 관련 규정에서 정한 필요 사항을 불이행했으며, 서약서를 위반해 선정 취소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청문 주재자의 의견을 검토, 사전 통지한 할당 대상 법인 선정 취소 처분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통지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취소 처분의 부당함을 충분히 제시했음에도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5월 7일 스테이지엑스는 할당 대상 법인 필요 사항 이행 완료 결과 제출 이후, 부처의 요청에 따라 약 3개월 동안 추가 설명자료와 증빙자료 제출 및 청문 등의 절차를 성실히 수행했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면서 결국 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의 아쉬운 처분에 대한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등 회사 차원의 대응은 스테이지파이브를 포함한 관련 주주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과기정통부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할 계획이다. 그동안 제4통신사 선정을 위해 들어간 비용이 세금이므로, 누군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4이통사가 시장에 들어와도 기존 통신 3사와 경쟁을 할 수 없는 구도이기에 제4이통사 선정보다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실행 가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뜰폰 전파 사용료가 현재는 면제 상태지만, 2026년부터는 인당 2000원의 전파 사용료가 부과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와 항공,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Hakuna mat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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