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함 벗고 ‘예스러움’ 장착…하이브리드 숨은 강자, 혼다 CR-V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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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함 벗고 ‘예스러움’ 장착…하이브리드 숨은 강자, 혼다 CR-V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6.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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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V 하이브리드, 풀체인지 통해 고루한 이미지 벗고 기품 찾아
세련된 인상에 실내 편의 강화로 존재감 뚜렷…거주성까지 탁월
실연비 17.4km/L 달해…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력 입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11일 시승한 혼다 CR-V 하이브리드 AWD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혼다는 줄곧 소비자들로부터 '올드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차량 내외관, 옵션들이 큰 변화없이 그대로 유지돼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시각들은 선입견처럼 굳어지기 시작했고, 판매에 큰 어려움을 안겼다. 하지만 오명을 벗을 재평가 기회는 분명 찾아왔다. 지난해 하반기 큰 폭의 변신을 감행한 풀체인지 모델들을 통해서다. 

이중에서도 6세대 CR-V 하이브리드는 세련미를 갖추면서도 '예스러운' 매력을 함께 품어내 눈길을 끈다. 물론 예스럽다는 말은 올드하단 표현과 달리 긍정적 의미를 내포한다. 해당 차량은 옛것과 같은 멋을 세련된 멋과 적절히 조화시켜 저만의 기품을 드러낸다. 지난 11일 시승을 통해 CR-V 하이브리드만의 매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우선 CR-V 하이브리드는 외관부터가 풀체인지를 거친 티를 물씬 풍긴다. 기존에 뭉뚝하고 단단한 이미지가 주를 이뤘던 외관은 세련된 스타일링을 통해 날서고 스포티한 인상을 갖춰냈다. 더 얇고 날카로워진 헤드램프, 이와 연결된 웅장한 블랙 프런트 그릴, 전용 플래티넘 데코가 이뤄진 와이드한 범퍼부 등은 전면부를 빈틈없이 강렬한 이미지로 채워준다. 

측면은 안정감 있는 실루엣에 18인치 블랙 알로이휠을 더해 정통 SUV의 견고한 이미지를 자연스레 내비친다. 후면에선 리어램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존 시그니처 디자인이 적용된 수직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비슷한 형태를 띄면서도 날렵해진 라인을 강조해 본연의 존재감을 한층 부각한다.

실내는 익숙한 구성에 세련된 옵션들과 마감을 더했다. 좋은 의미로 예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외관이 세련된 멋을 두루 강조했다면, 내관은 익숙한 편안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예스럽다는 표현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새로움을 부여하고자 확 갈아엎기보다는 기존 레이아웃 위에 세련된 옵션들과 마감을 덧대는 방식을 택했다. 시각적 안정감과 사용성 및 편리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영리한 선택으로 읽힌다. 

실제 올드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은 CR-V에겐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면 전통 방식의 기어 레버가 그렇다. 버튼이나 조그 다이얼 등의 새로움을 가미한 컨트롤러가 아닌 기어봉의 형태 그대로, 모두에게 익숙한 콘솔부 위치에 나있다. 덕분에 즉각적인 조작 및 손을 거치하기에 편하다. 9인치의 작은 센터 디스플레이 화면도 구식같지만 플로팅 타입으로 개선됐다. 요즘 나오는 신차들에 비하면 구식인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겠지만,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을 지원해 사용성은 탁월하다. 

공간 활용성도 그 어느 차보다 앞선다. 특히 2열은 널찍한 레그룸을 통해 편안한 거주성을 제공한다. 기존 대비 15mm 확장돼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게 혼다 측 설명이다. 리클라이닝 시트 기능도 갖춰 편안하다. 널찍한 트렁크 공간 역시 패밀리카로 제격이다. 기본 적재 용량만 1113L에 달한다. 이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의 적재 용량이란 설명이 뒤따른다.

2열은 기존 대비 15mm 늘어난 레그룸에 리클라이닝 시트 기능을 갖춰 우수한 거주성을 자랑한다.ⓒ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CR-V 하이브리드는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을 통해서도 자신이 결코 올드한 차가 아님을 항변한다. 해당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차체 대비 다소 부족한 듯 보이는 가솔린 엔진의 출력(최고출력 147마력, 최대 토크 18.6kg.m)을 말끔히 커버해준다. 사실상 가솔린 엔진은 고속 정속 주행 시에만 주로 개입하도록 설정돼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주행 영역에서 하이브리드 모터가 지대한 역할을 해낸다고 보면 된다. 

해당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34kg.m의 준수한 힘을 발휘해 차량을 손쉽게 이끈다. 제법 민첩한 움직임을 보장하면서 정숙하기까지 해 큰 만족감을 안겨준다. 엔진에서 모터로, 모터에서 엔진으로 전환될 때의 이질감은 느끼기 어렵다. 엔진 출력이 낮아 차가 불편하다는 말은 이 차의 진가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CR-V 하이브리드를 타고 총 130km 거리를 내달린 결과 연비는 17.4km/L로 나왔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우수성은 연비로도 입증된다. 시승을 통해 서울부터 경기 광주 퇴촌까지 60km 가까운 거리를 달렸을때 확인한 실연비는 18.6km/L에 달했다. 또 다른 목적지인 분당까지 이어서 주행한 결과 총 130km 코스에서 17.4km/L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복합 공인연비 14.0km/L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CR-V 하이브리드만의 확실한 필살기임이 분명하다. 주행간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모드 격인 'ECON'과 일반 모드 'NORMAL' 위주로 설정했음을 밝힌다.

CR-V 하이브리드는 클러스터 내 길안내 표기창에 한글 패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냉풍 시트 미탑재 등 다소간 아쉬운 점도 안고 있다. 다만 올드함을 극복한 예스러운 분위기와 세련되고 다부져진 외관, 뛰어난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기술력만으로도 눈높고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기 충분해 보인다. SUV 및 하이브리드 선호 트렌드에 부합하는데다, 잔고장 없기로 유명한 혼다 브랜드의 대표 모델이란 점 역시 매력적이다.

클러스터 내 길안내 표기창에 한글 패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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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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