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부산 촉진2-1는 대형건설사 경쟁 체제
선별수주 뚜렷…낮은 수익율에 건설사들 몸사리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최근 재건축·재개발사업(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과 수의계약이 늘고 있다. 사업성이 있는 일부 사업장에서만 입찰경쟁이 펼쳐지는 등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정비사업에서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정비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은 경쟁입찰이 원칙이지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두번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돌릴 수 있다.
일례로 서울시 잠원동 신반포12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은 두차례에 걸쳐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냈지만 롯데건설만이 단독입찰해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인근 신반포27차아파트도 지난 1월 실시한 입찰에 1곳도 참여치 않아 공사비를 재조정한 끝에 SK에코플랜트가 단독 입찰헤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가락동 삼익맨숀은 두차례 입찰이 무산된 이후 지난달 14일 마감한 수의계약에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하면서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선별수주전략에 따라 핵심사업지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가락동 삼익맨숀 재건축의 사업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해 입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천 부개5구역과 서울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이 각각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과 포스코이앤씨의 단독입찰로 수의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처럼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건설사간 경쟁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과거보다 업체들의 재무부담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비사업은 일반주택사업과 달리 미분양 부담이 거의 없어 리스크가 적었으나 최근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가장 큰 위험은 높아진 원가율이다. 과거와 달리 원가율이 높아지고 자금마련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 창출이 쉽지 않아졌다.
지난 1분기 주요 건설사들의 원가율은 90%대까지 치솟았다. 현대건설 93.8%, 대우건설 91.4%, DL이앤씨 90.4%, GS건설 91.0% 등을 나타냈는데 정비사업 원가율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다보니 공사비를 두고 조합과의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홍제3구역 재개발사업의 경우 공사비 인상을 두고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조합이 1년여간 마찰을 빚다 지난달 3.3㎡당 512만원에서 784만원으로 올리는 선에서 겨우 합의를 봤다. 또 이문3구역은 약 4.6%, 행당7구역은 14%가량 공사비를 인상키로 하면서 갈등을 끝냈다. 하지만 미아3구역은 시공사와 조합간 소송으로 발전해 법정다툼이 불가피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와 분양시장이 좋지 않고 고금리, 고물가까지 겹쳐 업체들의 리스크가 더 커졌다”며 “건설사들이 예전과 같이 수주경쟁을 벌이기보다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선별수주 기조를 보이면서 경쟁입찰을 벌이는 경우는 줄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부동산경기가 어려워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건설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시공사 단독입찰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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