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수입차, 지난해 판매 감소에도 ‘자신만만’…이유는?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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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수입차, 지난해 판매 감소에도 ‘자신만만’…이유는?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1.1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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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독일차 판매량 19만3562대…전년比 5.9%↓
4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신차 부재·물량 부족 영향
올해는 5시리즈·E클래스 ‘신차효과’ 본격화…반등 예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의 판매 확대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대표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2022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두자릿수 낙폭을 보이기까지 한 것.

그럼에도 시장에선 위기감보다 반등 자신감이 피어난다. BMW의 볼륨 모델인 5시리즈의 8세대 완전변경 신차효과가 본격화된데다, 이달엔 벤츠 E클래스가 11세대 완전변경 모델까지 투입돼서다. 수입차 대표 모델들의 존재감 과시와 이를 통한 판매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독일차 판매량은 19만3562대로, 2022년 20만5677대 대비 5.9%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1년새 72.6%에서 71.4%로 소폭 떨어졌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감소 전환한 이후 줄곧 이어졌던 판매 확대에도 첫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배경엔 독일 브랜드들의 전반적 판매 감소 영향이 컸다. 지난해엔 수입차 시장 내 내로라하는 벤츠와 BMW마저 각각 5.3% 줄어든 7만6697대, 1.5% 감소한 7만7395대를 기록했다. 아우디는 16.5% 감소한 1만7868대에 머물렀다. 폭스바겐은 35.1% 감소한 1만247대에 그치며, 수입차 탑5에서 탈락하기까지 했다. 위안은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가 26.7% 증가한 1만1355대를 기록한 데 있다. 첫 1만 대 클럽 입성으로 독일차 내에선 홀로 체면을 차렸다.

업계는 독일차 브랜드의 볼륨 신차 부재와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운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일시적인 감소세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2023년 수입 승용차 시장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 및 신차출시를 앞둔 재고소진 등으로 2022년 대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입차 모델별 판매 1, 2위를 차지한 E클래스와 5시리즈가 올해 풀체인지 모델 신차효과를 본격화한다.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물론 독일차의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은 70%대 초반 선을 유지, 굳건한 면모를 내비친다. 여전히 수입차 구매고객 10명 중 7명은 독일차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차 브랜드들은 스스로도 지난해가 아닌 올해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BMW가 8세대 완전변경 5시리즈의 출고를 11월부터 본격화했고, 벤츠는 이달 11세대 E클래스를 국내에 선보이기로 계획했음은 이를 방증한다. 사실상 올 한해를 관통할 신차효과를 통해 판매 확대에 나설 방침인 것이다.

우선 8년 만에 수입차 1위 탈환에 성공한 BMW는 5시리즈의 신차효과에 큰 기대를 거는 눈치다. 5시리즈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판매량이 758대 수준이었으나, 신형 모델 출고가 본격화된 11월 1897대, 12월 2504대의 판매고를 이루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시리즈는 라인업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 BMW i5가 포함, 친환경차 시장 대응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1위 자리를 아쉽게 내준 벤츠의 경우엔 11세대 완전변경 E클래스의 신차 효과를 통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출시는 오는 19일 이뤄지며, 모델 출고는 내달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선 10세대 모델(2016년 6월 출시)이 지난 2022년까지 6년 반 만에 수입 단일 모델 최초 20만 대 누적 판매고를 올렸던 전례가 있음을 감안하면, 이번 신모델도 그 후광 효과를 누리며 E클래스의 저력을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E클래스는 벤츠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 시리즈로 '브랜드의 심장'으로도 여겨진다"며 "메르세데스-벤츠만의 헤리티지에 최첨단 디지털 경험을 결합해 새로운 디지털 럭셔리 경험을 선사할 예정으로,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BMW 뉴 5시리즈. ⓒ BMW코리아

이와 관련,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3개월 시차를 두고 풀체인지로 선보이는 벤츠와 BMW의 간판모델 모두 높은 수입차 구입의향을 기록 중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전 12월 수입차 보유 고객들 사이에선 5시리즈와 E클래스의 구입 의향이 25.1% 수준까지 치솟으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E클래스까지 출시되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수입차 대표 볼륨 모델들의 신차 효과가 그간 SUV에 밀렸던 세단 시장의 부흥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2022년 15만 대를 넘었던 수입 세단 판매량은 지난해 13만9978대로 1만 대 넘게 줄어든 바 있다. 

한 관계자는 "독일차 브랜드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시장은 세단 시장이었다"며 "E클래스와 5시리즈 등의 모델들이 풀체인지를 단행한 만큼, 그 효과가 올해 판매 증가로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새해 두 브랜드간의 수입차 1위 자리 경쟁을 결정지을 가늠자 역할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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