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동거가 5년 더 이어진다.
27일 삼성엔지니어링은 '특수관계인에대한부동산임대' 공시를 내고 삼성물산과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은 2018년 1월 경기 분당 판교를 떠나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을 일부 임차해 이전, 판교 시대를 마감하고 상일동 시대를 연 바 있다.
이번 계약 갱신으로 삼성물산은 오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과 한 지붕 생활을 지속하게 됐다. 보증금은 기존 42억6200만 원에서 57억1400만 원으로 34.07% 증액됐으며, 연간 임차료는 기존 51억1400만 원에서 68억5700만 원으로 34.08% 늘었다.
이는 서울 지역 평균 상승폭 대비 다소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KB부동산 등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 전체 오피스 임대가격지수(2017년 1분기 100 기준)는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에 입주한 2018년 1분기 101.79에서 2022년 3분기 126.87로 25.08p(24.64%) 확대됐다. 통계상 강동구가 속한 기타권역(OBD)의 오피스 임대가격지수의 경우 같은 기간 98.25에서 126.02로 27.77p(28.26%) 상승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동거가 계속되면서 양사간 긴밀한 협력과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2018년 사옥 이전 당시 판교 건물 임차료 문제 등을 거론하며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이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른 새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상일동 시대 개막 직후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제조 계열사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부사장급 조직인 EPC경쟁력강화TF를 출범시켰으며, TF장으로 미전실 전략2팀장으로 제조 계열사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삼성엔지니어링 CFO를 지낸 김명수 당시 부사장을 임명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2023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도 미전실 전략2팀 출신으로 삼성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 삼성물산 경영기획실 등을 거친 강병일 사장을 EPC경쟁력강화TF장으로 승진시켰다.
EPC경쟁력강화TF 설립 후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은 일시적 침체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분명히 개선 흐름을 탔다는 평가다. 사우디아라비아 쇼크로 곤욕을 치르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풍부한 그룹 일감과 굵직한 해외수주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부진을 만회하며 역량을 과시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 올해에도 삼성물산은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 중 유일하게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국내외 공장 공사, 월드컵대교 건설 공사, 기술 공모전 공동개최 등 양사간 협업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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