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이미지 자유한국당 때 벗겨달라고 요청받아…이준석과 젊은 정당 만들기”
“유권자 지형, 더이상 진보와 보수 이분법으로 볼 수 없어…수요에 맞는 정치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이미지 컨설턴트로서 명성을 키워왔다. 대한민국에서는 14번째로 이미지 컨설팅 분야 최고 국제인증 CIM(Certified Image Master)을 취득했다. 메라비언 법칙에 근거해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한 바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8일 그는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려 ‘정치, Re-디자인 PI 3.0’이라는 주제로 국민대 대강당에서 열린 북악포럼 연단에 올랐다.
‘꼰대’에서 ‘청년’으로…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거쳐 국민의힘으로
허은아 의원은 총선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 미래통합당(現 국민의힘)의 ‘꼰대’라는 이미지로 인해 20%대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떨어질까만 생각하는 그런 당이었다고 언급했다.
허 의원은 “제가 이미지 전략가로서 활동하는 중에 ‘저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면 우리 당의 이미지가 변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던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직업을 갖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됐습니다”며 “하지만 그렇게 추천받았지만 왜 허은아에게 비례공천을 주었느냐 하면 당의 때를 베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줬던 것 같습니다.” 즉 당내 후보들의 이미지메이킹을 업그레이드 해달라는 요청이었다는 설명이다. “유권자들이 볼 때 당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지표는 사람, 즉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의 선거 일화를 언급했다. “오세훈 시장은 경력도 있고 연륜이 있고 상당히 능력있는 정치인이지만, 사람을 끄는 강한 매력이 부족했습니다.” 이에 허 의원은 청년들과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주성이라는 청년이 청년들을 불러오는 역할을 했고요. 처음으로 이들이 유세차에서 연설하고 그들이 스타가 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새로운 청년들과 이준석, 다른 스타가 되고 있는 사람들이 다 젊고 신선한 사람들이었던 거죠. 그러한 새로움과 기존의 ‘단단한 베테랑 오세훈’과의 결합이 상당히 잘 맞았던 것이죠. 나아가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국민의힘이 처음으로 승리하는 기회를 잡으면서 당의 이미지도 상당히 좋아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어서 “이렇게 지속적으로 제 분야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앞으로 정치도 이미지메이킹이 상당히 더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선 때도 보면 실력이라든가 정책이라든가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관건은 각자 가진 색 안에서 정책들을 어떻게 영리하게 풀어가느냐의 문제였죠. 유권자들에게 ‘이쪽을 선택하면 내 삶이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려면 이미지 메이킹이 필수이지요”라고 덧붙였다.
변화하고 있는 유권자 지형…보수와 진보, 이분법에 집착해선 안돼
허은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정당별 지지율 그래프를 꺼내들었다. 그는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45%에서 32%까지 떨어졌어요.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기한 것은 저희 지지율이 하락하면 민주당이 올라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러지 않고 있어요. 정치가 싫어서 중도에 남은 사람도 많고 우리 당에 실망한 청년들이 아직까지 민주당으로 가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며 “무당층들이 왜 더 많아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마음에 드는 정당이 없는 겁니다. 한쪽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볼 때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잠시 좌중을 본 뒤 말을 이었다. “국민의힘에서는 비대위가 2번이나 출범하면서 절차적 정당성을 잃었고, 윤핵관(윤석열계)-이핵관(이준석계) 등 말이 나오면서 실망감을 잔뜩 안껴줬어요. 나라를 잘살게 만들라고 했더니 권력 다툼만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는 거죠. 민주당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당 대표 자체가 사법 리스크가 있는데 왜 굳이 저 사람을 대표로 만들었을까?라는 의심부터 시작해 한 사람을 위한 정당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죠. 양쪽 다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진정한 보수는 권위적이지 않으며 진정한 진보는 맹목적이지 않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보수-진보 유권자 지형 변화에 주목했다. 설명에 따르면 유권자 그룹은 크게 6가지로 나뉜다.△평등·평화 △자유·능력주의 △친환경·신성장 △반권위·포퓰리즘 △민생우선 △개혁 우선 그룹인데 이들 보수와 진보의 유권자 지형이 이슈에 따라 해체되고 분화화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장 내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해줬으면 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지고, 그들이 스윙보터가 되고 있는 거에요. 우리 국민의힘도 변화된 유권자 지형에 맞는 정치로 리디자인이 되지 않으면 궤멸할 것입니다. 진심으로 국민을 만족시켜줘야 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스스로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권력만을 좇지 않을 때 그 당은 성공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PI 커뮤니케이션 핵심의 7가지 요소
허은아 의원은 강연 후반부 들어서며 정당과 대표자, 후보자 등의 이미지 전략에 필요한 PI(President Identity) 3.0 핵심 요소들을 집 모양 그림으로 표현했다. “기본적으로 한 사람의 브랜드가 만들어질 때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걸 ‘집’으로 표현했습니다. 우선 집의 기반이 되는 부분이 △PI 구축입니다. 여러분의 정체성이죠. 그리고 각각의 기둥들이 필요합니다. △내부관리 △외부관리 △가족관리 △개인관리를 해야하며 그 위에 △브랜드 매너를 만들어야죠.”
그는 이같은 도식을 통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의 ‘트럼프 당선 예측’도 적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어떻게 트럼프가 당선될 것을 예측했냐면 정체성에서 슬로건이라는 게 있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문구를 통해 보수층의 열광을 받았어요. PI 구축을 한 거죠. 내부관리는 힐러리와 민주당이 앞섰지만, 공화당도 점점 관리가 돼 갔죠. 외부관리는 SNS와 미디어에요. 트럼프는 막말 논란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오히려 그에 대한 기사가 더 많이 나왔죠. 한편 가족관리는 트럼프의 완승이었어요. 힐러리는 남편이 문제였지만 트럼프는 가부장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보수층에 어필을 성공했거든요. 자기관리는 크게 2가지로 건강과 패션이 있죠. 트럼프는 건강을 어필했고 힐러리는 중간에 쓰러졌죠. 패션의 경우 트럼프는 늘 일관된 복장을 대중에게 보였죠. 힐러리와의 토론에서 트럼프는 졌지만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 잡은 것은 성공했어요.”
허은아 의원은 “정치하면서 느끼는 것이 말의 무게”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부여하고 싶은 이미지로 ‘정치인의 약속’을 들었다. 이어 “‘약속한 것은 꼭 지킵니다. 그리고 시작한 것은 끝까지 마무리 합니다.’ 그것이 제게 주고 싶은 제 브랜드입니다”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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