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장, 노사간 타협 이끌어내는 자리…신념과 소신 떠나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
“사람따라 바뀌는 정당 규칙, 이제는 반성하고 개선할 시점…납득할 수 있는 대안 제시하는 당대표 필요”
“새로운보수당·미래통합당 합당, 정당성 부족한 합당…국민의힘으로 바뀌며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국민의힘 이효원 서울시의원의 정치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던진 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됐다. ‘나는 지금 당장의 이득을 위해 선택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위해 선택하는 사람인가.’ 20대 시절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으나 문득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법이라는 것은 결국 사회 변화에 뒤따라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는 법조계가 아닌 정치권으로 걸음을 돌렸다. 한발 앞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었다. 기존 법규를 기준으로 삼는 법조계보다는 정치권으로 가는 것이 가치판단에 따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심도있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이효원 시의원은 “청년들은 경험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약자지만, 미래적 관점에서는 잠재력이 뛰어나다”며 “내게 주어진 환경을 넘어 나 자신의 소신 있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18일 서울에 소재한 의원사무실에서 진행됐다.
1. 시그니처 질문
“청년, 경험·경제적 약자로 볼 수 있어…미래 보면 성장할 잠재력 있다”
“청년 범주, 모호…내가 생각하는 청년은 ‘독립하기 약간 부족한 시점’”
- 청년이 사회적 약자인가요?
“현재 청년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못 사는 첫 세대라고 하잖아요. 세대적인 비교선상에 놓고 보았을 때는 경험적인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에서 약자라고 규정할 수 있겠지만, 모두가 청년이라는 이유로 약자라 규정하는 것도 맞지는 않는 것 같아요. 우리 청년들이 사실 공짜로 무언가를 바란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경험이나 경제적인 면에서는 약자일 수 있으나, 앞으로 미래를 본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청년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두 가지예요. 먼저 청년들 앞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망가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청년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사다리 자체를 보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이 복구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힘을 낼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것이죠.”
- ‘청년 정치’도 일종의 프레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동의하는지요.
“청년이라는 범주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청년기본법에서는 청년을 만 19세부터 만 34세까지 규정하고 있지만 양당에서는 만 45세까지 분류해요. UN에서는 만 65세까지 청년이라고 하죠. 지금 당장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저조차 스스로 청년이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나이만 정당에서 규정한 청년이지, 갓 스무 살 된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도 더 넘은 이들과 한 세대로 묶인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을 가질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 면에 있어서 정치권에서 말하는 청년 정치라는 것은 아직도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워낙 젊은 층이 정치권에서 소수였기 때문에 청년 정치라는 키워드 자체가 뜨거웠던 것 같아요. 최근에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젊은 분들이 당에서 왕성히 활동하게 되면서 청년 정치라는 키워드가 오히려 희석되고 있지 않나 싶어요.”
- 본인이 생각하는 청년의 범주는 뭔가요.
“만 29세까지가 청년이라고 생각합니다.”
- 너무 좁지 않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사회 혹은 가족의 지원이 필요한, 즉 스스로 자립하기에는 약간 부족할 때가 청년기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벌이를 시작하면서 독립을 도모하기 시작하는 나이부터는 굳이 청년이라는 규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30대라고 한다면 그 나이대에 아이를 갖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부모로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있죠. 학생부터 아이가 있는 세대까지 하나로 묶이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 30대는 무슨 세대라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까.
“30대부터는 사회적 기반을 다져나가는 세대죠. 인구분포도를 보았을 때 4050을 경제적으로 허리라고 부르잖아요. 그 초입에 있는 준비 단계의 세대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아닌 경제활동 여부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국정 현안
“전당대회 규칙 정해지지 않아…총선 승리로 이끌 후보가 당대표 돼야”
“지선 이긴 후 불안정한 모습만 보여줘…포용의 정치로 신뢰 회복해야”
-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더불어공산당’, ‘남로당 등 종북 집단이라 표현해 논란이 되는 중인데 어떻게 보는지요.
“김문수 위원장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는데, 노사정의 대타협을 이끄는 중요한 자리에요. 본인의 신념과 소신이 어떠하든 간에 해당 발언 자체가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직을 맡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 것에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경찰이 이준석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상 성접대 사실을 인정한 것일까요.
“어떻게 보면 명백한 증거가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결국 법원의 판단까지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다음 절차가 검찰의 판단이잖아요? 최종적으로는 법원까지 가서 어떻게 결론나는지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전당대회를 내년 초 앞두고 있는데요, 현 당권주자들 중 누가 가장 유력하다고 봅니까.
“아직 전당대회 규칙이 정해지지 않아서 누가 유력한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이런 부분이 정치권에서 고쳐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어떤 부분이요.
“우리가 어떤 시험에 도전할 때도 룰이 정해져 있으면 그에 따라 내가 할 만한지를 판단하고 뛰어들잖아요. 우리 정치권에서는 이런 룰이 사람에 따라 변하니 판단이 많이 어려워지죠. 전당대회뿐만 아니라 공천 과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준비부터 도전까지 과정을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부분이 정치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를 꼽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죠.”
-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 있는지요.
“아쉽게도 아까 말한 이유로 누군지 확실히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다음 당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총선을 어떻게 승리로 끌어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제일 중요한 부분인 것 같거든요. 현재 尹(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서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되길 바랍니다.”
- 최근 일부 여론조사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제쳐 긴장될 듯합니다. 왜 떨어졌다고 보나요.
“국민들에게 당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승리했는데, 벌써 우리당은 두 번째 비대위가 출현했어요. 잡음이 끊이지 않고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요. 이런 모습들이 국민 눈에는 불안정하다고 비치는 거죠.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탓이죠. 여당이 됐으면 대통령과 함께 쭉쭉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갈등과 잡음들만 보여줬던 것이죠.”
- 앞으로 탄력받기 위해 건의할 일이 있다면요.
“포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등은 물론 야당인 민주당도 품을 수 있어야죠. 국민의 대통령이지 우리 당만의 대통령이 아니잖아요. 여야가 협치할 수 있게끔 포용하는 모습을 정치로 많이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3. 정치 활동
“새보수당 창당 유익 경험…30대 대표는 혁신, PPAT로 공천 공정성 마련”
“TBS 여야 갈등 첨예, 공감 감사 되길…코로나 피해 관광업계 복구준비 중”
-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한 이력이 있는데, 당시 새로운 보수정당을 창당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탈당을 할 당시에 내부에서 첨예한 갈등이 있었어요.”
- 유승민 의원과 손학규 대표의 갈등을 말하는 건가요.
“네. 손학규계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당시 당 대표 교체를 원했지만 아쉽게도 이뤄질 수 없었죠. 결국 분당하기로 의견을 모을 수밖에 없었어요. 정당이라는 것은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분당까지 가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당시만 해도 저는 당에 깊게 관여하고 있지 않았어요. 변화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창당준비위원회가 생기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죠.”
- 창당 과정은 어땠나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그 자체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거잖아요. 함께했던 동료들은 바른정당 창당도 했었고 합당하는 절차도 겪었던 사람들인데,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새보수당이 너무 신선하고 다른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희망에 벅차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어요. 또 새보수당이 바른정당의 축소판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향수도 느껴졌었죠.”
- 새보수당이 결국 미래통합당과 다시 합쳐졌는데, 당시 심정은 어땠는지요.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어요. 새보수당 마지막 당대표단 회의 때 울음 참기가 어려울 정도였죠. 제가 울고 있는 사진이 새보수당 마지막 사진으로도 남겨져 있어요. 미래통합당이 지난 총선에서 참패했잖아요. 당원들 마음에도 와닿지 못한 통합이기도 했죠. 당원들도 못 받아들이는데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눈에 선하죠.”
- 총선 이후 당명이 바뀌고 여러 변화도 있었는데 지금의 국민의힘은 어떤가요.
“일단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된 것부터 커다란 혁신이었죠. 30대 당대표가 보수 정당서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혁신적 움직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PPAT 도입한 것도 혁신적이었죠. 개인적으로 의원이 되기 전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는 것과 비교 지표가 하나둘씩 생긴다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공정한 경쟁과 공천 절차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후에 나온 잡음들에 대해선 많이 아쉽죠.”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속해 있는데, 이번 행정감사에서 무엇을 다룰 예정인가요.
“TBS 이슈가 큰 이슈를 받고 있어요. TBS 지원 폐지 조례안에 대해 반대하는 측에서는 많이 안타까워하면서 분명하게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어요. 언론탄압이라는 프레임도 있죠. 이번 행정감사를 통해 TBS의 어떤 부분이 문제여서 폐지 조례안이 나왔는지 낱낱이 밝혀지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단지 정치적 움직임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납득되고 공감할 수 있는 행정 감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 지역의 가장 큰 현안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문체위에 속해있어서 그런지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시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상공인 경우에는 회복세로 돌아온 것 같아요. 관광업계는 비자 문제와 백신 접종 증명서 등 장애요소가 없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그동안 코로나로 직격탄을 가장 세게 맞아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오래 걸리죠. 그 이상으로 업계가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 그렇다면 대응은요.
“아직 발표는 안 됐지만 시의회 내에서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 발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더 심도있게 다뤄야 오세훈 시장이 말한 관광객 3000만 명 돌파 목표를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4. 정치 소신과 마무리
“좌우명은 ‘나 자신을 잃지말자’ 소신있는 정치할 것…롤모델 윈스턴 처칠”
“청년 정치인, 배우는 자세와 자신감 필요…배우는 자세를 가지돼 당당하길”
- 정치하면서 생긴 좌우명이 있나요.
“제가 고민에 빠질 때 ‘나 자신을 잃지 말자’고 늘 상기합니다. 정치하다 보면 진영논리에 빠지게 될 수 있고 당론에 따라 움직여야 할 때도 많잖아요. 주변 의원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죠. 심하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어요. 그러지 않기 위해선 이 모든 관계들을 다 떠나, 하나의 의제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소신껏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좌우명을 지었습니다.”
- 롤모델 정치인이 있다면 누구인지. 또 그 이유는요.
“모든 정치인들에게 공과 과가 있어서 존경하는 정치인을 콕 짚기는 힘들지만, 정치인의 능력으로만 봤을 경우에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논란은 있지만 2차 세계대전 때 국민들이 정말 힘들어하던 시기에 그분의 연설 덕분에 영국 국민들이 용기를 얻었었고 전장에 나가 있던 병사들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말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고 나아가 사람들이 행동하게끔 할 수 있는 것이 정치인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처칠의 능력을 롤모델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 청년 정치인으로서 애로점도 얘기해준다면요.
“현재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청년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은 ‘빠른 년생’ 같아요. 끼어있는 느낌이죠. 유리하거나 불리할 때 따라서 나이를 이랬다저랬다할 수 있잖아요. 청년 정치인도 마찬가지예요. 나이로 인해 은연중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들이 규정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같은 의원이지만 청년이라는 이유로 이득이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 제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청년들은 절대적 삶의 경험치가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야 된다는 자세를 가져야죠.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청년이 의원의 자리에 올라오게 된 것은 나를 지지해 줬던 주민들의 선택인 것이잖아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으니 청년 정치인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겸손하되 당당한 의정을 하길 바랍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