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표성과 청년 거버넌스 참여 보장하는 투트랙 가야”
“촛불 함성, 거대 집단 담론이 아닌 이웃들과 함께 공유해야”
“기존 조례가 사문화되지 않도록 관리 감독 철저히 임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6·1 지방선거 청년이 뛴다.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만18세도 출마가 가능해졌다. 선거일(6월 1일) 이전에 태어난 2004년생부터다. 연령대가 낮춰짐에 따라 전국 17개 광역 및 226개 기초단체 선거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청년 도전자들의 모습도 한층 역동적이다. <시사오늘>은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지방선거에 뛰어든 여야 주자(예비후보ㆍ본선후보·캠프 일꾼)들을 조명해 보고자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특별한 기준은 없다. 알음알음 알아보고 섭외가 되는 이들부터 만나봤다. <편집자 주>
“고등학교 졸업장을 5년 만에 받았습니다.” 고교 약력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올해로 29세인 그는 정당 경력 8년 차의 청년 베테랑이다. 다가오는 6·1 지방 선거(이하 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서울시의원 청년 비례대표 박강산 후보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대학 시절, 제1기 광진구 청년 네트워크 위원장을 맡았다.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행정·제도 공동분과장,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울 갈등조정 청년 옴부즈만(민원조사관)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20대 대선 기간 서울시당 청년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역임했다. 민주당 청년 출마자들의 연대 모임 ‘그린벨트’ 공동 위원장을, 비영리단체 광진청년크루에서 대표를 맡고 있다.
박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25일 여의도에서 진행됐다. 그는 ‘광장에서 골목으로’를 외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군부에 맞서 광장으로 나섰던 부모 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아, 골목 구석구석 도움이 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철학이 엿보인다.
박 후보는 “광장에서 골목으로 퍼져나가는 민주주의를 실천할 것”이라며 “청년 참여형 상향식 네트워크인 청년센터 3.0 버전을 추진해 서울의 청년들과 소통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일 잘하는 청년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청년 정치인들에게 묻는 시그니처 질문
“청년, 사회적 약자가 맞다…청년이 직접
거버넌스에 참여할 기회 보장 필요하다”
- 청년이 사회적 약자인가요?
“세대 담론을 계급 담론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양극화되고 파편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청년 세대는 정글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N포세대라는 말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N포세대 당사자 이기도 하고요.”
- 청년들에게 닥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까.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신의 기계적 출연)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요.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적 처방도 없죠. 지금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서 진지전(陣地戰)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보는데요. 일례로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의원 혹은 행정가로 선출하는 일이 답이 될 수 있다고 봐요. 동시에 청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보장해줘야하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기본 조례’, ‘청년기본법’은 선출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청년 활동가들과 일반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성과였죠.”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정치 플랫폼을 통해 나온 정책이 따로 있나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라는 청년참여 플랫폼에서 제안한 '청년 월세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전국 단위 사업으로 확대될 만큼 호응을 얻었고, 이런 사업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의제에서 청년들의 대표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거버넌스에서 청년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투트랙으로 계속 가야된다고 봅니다.”
2. 정치하는 이유
“사회적 구조 문제 개선으로 청년세대 삶 개선해야
광장에서 골목으로 나아가는 민주주의 실천하고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박강산이라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소속으로 서울시의원 비례대표에 출마했습니다.”
- 왜 정치를 하게 됐나요.
“남들은 3년 만에 받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저는 5년 만에 받았습니다. 제도권 교육의 서열화, 획일화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퇴와 재입학을 반복하면서 방황했었는데, 그러다 문득 ‘내 문제가 단순히 나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사회 구조적 문제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 2014년 민주당에 들어와 지금까지 외길을 걷고 있습니다. 입당 당시 민주당 당명은 ‘새정치민주연합’이었는데요, 새정치가 없고 민주가 없고 연합이 없다는 비아냥이 만연했습니다. 하지만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평당원에서 시작해 대학생위원회와 청년위원회 활동을 계속했습니다. 지난 대선 때는 서울시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죠.”
- 출마의 변과 각오.
“‘광장에서 골목으로, 더 좋은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우리의 부모 세대는 군화발에 맞서 광장으로 나왔잖아요? 민주주의를 온전히 누리고 자란 우리 세대는 더 좋은 민주주의를 그리며 골목으로 나아가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습니다. 과거의 광장에서 울렸던 함성이 일부 거대한 집단들만의 담론이 되지 않도록, 더 작은 골목 단위에서 이웃들과 소통하며 책임과 권리를 나눠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의 시각에서 창의적인 입법과 섬세한 행정을 이끌겠습니다.”
3. 서울시 판세
“험난한 선거 예상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내홍 심하다
선거의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칠천팔기 정신으로”
- 서울시 판세는 어떤가요?
“(민주당에게) 정말 어렵죠. 5월 10일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그 다음달 1일 선거를 치릅니다. 상당히 험난한 선거가 될 겁니다. 최근 민주당에서 있었던 서울시장 후보 공천 논란이 있었잖아요? 더 이상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승부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고, 열심히 한다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
- 아직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는거죠?
“그렇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있잖아요.”
4. 서울시의원 출사표
“청년 위한 대표성 확보해 청년을 대변할 것
외부에서 들어온 인재가 아닌, 당이 키워낸 인재”
- 출마를 결심한 수 많은 청년 정치인 중에서 왜 ‘박강산’이어야 할까요?
“저는 서울의 1인 가구 청년입니다. 청년들의 고된 삶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의회에 입성하는 것이 대의제의 본령에도 부합하면서 대표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최초로 미얀마 민주항쟁을 응원하는 사진전을 개최했고, 청년참여기구와 청년심의기구 활성화의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주민자치, 민관협치, 혁신교육 등 거버넌스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외부에서 무수히 영입된 인재가 아닌, 당이 키워낸 인재임을 자부합니다.”
- 슬로건 등 홍보 문구가 있나요?
“제 이름(강산)을 활용해 밀고 있는 문구가 하나 있어요. ‘언제나 시민 곁에 있는 한강처럼, 북한산 맑은 공기처럼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이것이 제 슬로건입니다.”
- 어떻게 만들 생각을 했나요.
“마포의 정청래 의원이 만들어줬습니다(웃음).”
5. 지역 현안 과제
“서울시정 방향 바로 잡는 것 필요하다
청년센터 3.0으로 상향식 네트워크 추구”
- 지역 현안 중, 당면 과제로 꼽는 것은 무엇입니까.
“서울시정의 방향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 그 이유는요?
“작년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하면서, 시 곳간이 시민단체의 ATM기가 됐다며 근거 없는 비난을 했습니다. 서울의 미래를 관치행정의 시대로 회귀시키려는 세력이 분명히 있고, 이들과 결연히 맞설 겁니다. 의회라는 공간에서 청년으로 당당하게 맞서고, 지속 가능한 민간 협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청사진과 핵심 공약은 어떻게 되나요.
“청사진은 서울의 청년들이 저를 통해 대표성과 효능감을 느끼게 하는 겁니다. 서울시 의회에 젊은 청년이 한 명 들어갔는데, 언제든지 문자와 전화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처럼, 가까운 존재가 되고 싶어요.”
- 좋네요. 다음으로 공약은?
“청년들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청년센터 3.0 버전을 서울시에 건의하는 일입니다. 현재 보면, 스타벅스에서 4000원대 아메리카노 한잔 사는 것도 부담스러운 청년들에게, 다목적 공간을 제공하는 ‘무중력지대’나 마음건강·취업상담 등을 지원하는 ‘오랑’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아직 이를 이용하는 청년들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청년들의 상향식 네트워크가 활성화될 수 있는 3.0 버전의 청년센터를 추진하고 싶습니다.”
6. 시의원에 당선 된다면?
“기존 조례가 사문화되지 않도록 관리감독 철저히 할 것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직접 쟁취해서 얻어야”
- 서울시 의원에 당선된다면, 1호 조례 마련 등 어떤 일에 주력할 예정인지요.
“사실 조례를 새롭게 만드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다른 자치구 사례를 참고해 만들면 금방 만들거든요. 저는 기존에 있는 조례가 잘 작동하도록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대표적으로 어떤 조례에 집중할 건가요.
“지난 2020년 10월 제정된 ‘서울시 청년 참여 활성화 지원조례’가 있는데요. 이 조례는 청년 당사자에게 정책 설계와 예산 편성의 권한을 보장하는 법적 근거가 되는 조례입니다. 서울시 의원들과 청년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조례인데, 사문화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감시 감독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 기존 조례를 감독하는 것 외에 발의하고 싶은 조례는 없나요.
“기회와 역량만 주어진다면 ‘서울시 자치분권 특별회계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발의하고 싶어요. 이미 세종시는 2018년 전국 최초로 자치분권 특별회계를 도입해 당시 11억이던 주민자치 재원을 159억으로 확충했어요. 서울시 또한 주민세를 세입으로 하는 자치분권 특별회계를 도입한다면 주민 주권 보장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청년 후보로서의 애로점과 제언을 한다면요.
“권력이라는 것은 그냥 얻어지지 않습니다. 쟁취해야 되는 일입니다. 청년은 약자니까, 앉아서 권력을 나눠달라고 요구한다? 그것이 아닌, 직접 투쟁을 통해 창출하는 것이 맞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청년들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방치되지 않으려면 제도권의 노력이 없으면 안 됩니다. 민주당에서는 청년 후보 지원을 위해 ‘첫 출마 지원단’이 출범했습니다. 상향식 네트워크를 통해 청년들이 모여 만든 ‘그린벨트’ 경우 11명이었던 인원이 현재는 150여 명으로 늘어났어요. 우리는 이 연대가 지방선거를 위한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다음 총선과 지선 때까지 계속 이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 마무리 발언.
“제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란, 평범한 사람들이 연대해 비범한 성취를 이루는 것이 제도적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하려는 자는 누구를 대표하고, 무엇과 싸울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분명하게 해야합니다. 젊지만, 대국적으로 정치하는 청년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정치를 펼쳐보겠습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꼭 당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