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SK텔레콤이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AI 서비스 컴퍼니’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마이데이터와 의료기기·동물용 의료기기 사업 등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AI·메타버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을 중심으로 회사를 정비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됐다. 다만 의결권 자문사가 반대했던 경영진 12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과 김석동 후보자에 대한 사외이사 임명 건이 승인된 건 향후 시민사회로부터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유영상 등 12명에 스톡옵션…자문사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수익 거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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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SK텔레콤은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 △강종렬 사내이사 선임의 건 △김석동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의결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던 주식매수선택권과 김석동 후보자 선임 건도 이견 없이 박수로 통과시켰다. 

스톡옵션으도 불리는 주식매수선택권은 법인 경영에 기여한 임직원에게 특별히 유리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부여한 권리다. 

SK텔레콤은 이날 유영상 대표이사를 비롯한 12명의 임직원에게 총 41만 5716주를 교부했다. 세부적인 인물과 주식 수는 △유영상(29만5275주) △강종렬 ICT Infra 담당(2만1743주) △이현아 AI&CO 담당(1만2884주) △조동환 Cloud Technology 담당(8697주) △한명진 Corporate Strategy 담당(1만1274주) △하형일 Corporate Development 담당(1만737) △하성호 CR 담당(9341주) △임봉호 Mobile CO 담당(8858주) △김진원 Corporate Planning 담당(1만629주) △박용주 ESG 담당(1만334주) △김희섭 Communication 담당(7086주) △안정환 기업문화 담당(8858주) 등이다. 

SK텔레콤 측은 “경영진-주주의 이해 일치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경영진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해 회사의 장기적, 궁극적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CGCG는 스톡옵션을 쥔 임원이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행사가격을 미리 확정하는 만큼, 시장 요인에 따른 주가 상승분을 따로 거르는 게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CGCG 측은 보고서를 통해 “회사가 부여하고자 하는 스톡옵션은 행사가격이 고정돼 있어 성과와 무관하게 행사가격이 결정된다”며 “CGCG는 스톡옵션 부여 시 성과연동스톡옵션, 할증스톡옵션, 또는 지수연동스톡옵션 등을 권고하고 있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재선임…"조원태 경영권 방어했다" 반대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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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또한 이날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SK텔레콤 측은 김 후보자 추천 사유에 대해 “재정경제부 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거시경제, 국내외 금융, 금융 정책 등 실물경제에 대한 폭넓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보유했다”며 “이러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 3년 간 SK텔레콤의 사외이사로서 각종 안건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재무·회계 분야에 있어서 전문지식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CGCG는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았다. 후보자가 한진칼 사외이사로 재임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겠다는 사감(私感)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자는 2020년 3월부터 한진칼 사외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동시에 2015년부터 로펌 ‘지평’이 설립한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한진칼 사외이사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 만료된다. 

CGCG 측은 “한진칼은 2020년 11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 원을 조달했고, 산업은행은 약 10.7%의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다. 한진칼이 제시한 유상증자의 목적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 및 항공산업 구조개편이었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조원태는 우호지분인 산업은행 덕분에 2021년 정기 주총에서 3자연합의 주주제안을 부결시키고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산은에 대한 3자 배정 유상증자는 한진칼의 실시 시기를 고려해 볼 때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판단되는 바, 당시 한진칼의 사외이사로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신주인수계약 체결 승인의 건’에 찬성해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해준 바, 김석동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SK텔레콤이 공개한 사전 찬성률에 따르면 주식매수선택권 안건은 의결권 있는 총 주식 수 기준으로 81.1%, 김 후보자 선임 건은 55.8%의 찬성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