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진나라의 패망과 대선 승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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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진나라의 패망과 대선 승자의 길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03.0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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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증오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부터 구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분노와 증오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지 않으면 넘치는 조고들에 의해 비차한 최후를 맞이한 호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분노와 증오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지 않으면 넘치는 조고들에 의해 비차한 최후를 맞이한 호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리더는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미래를 생각하고, 남보다 앞서 실천한 덕분에 인정을 받는다. 거꾸로 간다면 리더가 아니다.

“길이 가깝다고 해도 가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하며, 일이 작다고 해도 행하지 않으면 성취되지 않는다.”

춘추전국시대 성악설 주창자 순자의 말이다. 당시 중국은 대분열의 시대였다. 중원의 제후들은 천하 통일을 위해 수백년간 치열한 내전을 치렀다. 순자의 말대로 가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은 제후들은 냉혹한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사라졌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해 진나라를 세웠지만 본인이 죽자 곧바로 망했다. 통일 후 오직 자신의 권력 유지에만 집중한 탓에 민심을 잃었다. 분열된 민심을 안정시키기 보다는 만리장성 축조와 분서갱유 등 폭압과 분열의 통치술을 남발했다.

민심은 물과 같다. 민심은 배를 띄우기고 하고, 전복시키기도 한다. 진시황이 워낙 강력한 카리스마로 백성을 억압했지만, 그가 죽자 민심은 곧바로 진을 멸망시켰다. 시대정신은 통합이었지만 진시황은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뜻대로 독재의 화신이 됐다.

특히 간신 조고는 진시황이 죽자 왕자 호해에게 권력을 넘겨줬다. 무능하고 부패한 호해는 민심을 다룰 줄 몰랐다. 조고는 호해를 허수아비로 만들며 ‘지록위마’의 고사를 만들 정도로 전횡을 저질렀다. 호해는 주지육림에 빠져 나라가 망해가는 줄도 몰랐다. 

호해와 조고의 무능과 부패는 민심의 도도한 흐름을 막지 못했다. 배신의 길을 선택한 탓에 진승과 오광의 난이 터지자 진나라는 급속히 와해돼 멸망했다. 민심이 자신들을 배신한 진나라를 전복시킨 것이다. 

진시황이 수백년간 분열된 국가 안정을 위해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선택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민심 안정을 위한 통합의 정치를 국정 기조로 삼았어야 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통합의 길을 포기했다. 간신 조고는 이를 간파하고 악용해 무능하고 부패한 호해를 내세워 진의 패망을 촉진시켰다.

역대 최악의 대선이 불과 3일 남았다. 74년 헌정사상 최악의 비호감으로 기록될 이번 대선은 대분열을 초래했다. 대한민국은 갈갈이 찢어져 분노와 증오의 나라가 됐다. 선거기간 내내 미래보다 후보와 가족의 각종 과거 의혹이 지배했다. 

진영의 이익이 우선됐고, 여기저기서 조고가 넘쳐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고들은 자기들의 호해에게는 지록위마를 남발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감별할 수 없는 ‘생각의 진공’에 빠진 유권자들은 확증편향에 빠져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 승자가 가야할 가장 가까운 길은 ‘통합’이고, 가장 먼저 행해야 할 일도 ‘통합’이다. 분노와 증오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지 않으면 넘치는 조고들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호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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