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 진출 박차…갤럭시A·M·F 내세워 중저가폰 공략
反中 정서 반사이익…지난해 인도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올라
인도상륙작전, 코로나에 좌절되나…"스마트폰 생산량 급감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반(反)중국’ 정서를 타고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하려던 삼성전자가 암초를 만났다. 최근 인도 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각각 40만 명, 4000명을 웃돌면서 인도 내 경제 활동이 전면 마비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인도 내 ‘코로나 봉쇄령’ 때문에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1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일부 주 봉쇄조치(락다운·Lockdown)로 인도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도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하루 확진자 36만 6161명, 사망자 3754명을 기록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만 각각 220만 명, 25만 명을 넘긴다. 수도 뉴델리를 비롯한 마하라슈트라, 타밀나두 등은 오는 24일까지 전면 봉쇄를 도입했다.
노이다 주에서 스마트폰 공장을 가동하고 있던 삼성전자도 현지 직원들을 정부 지침에 따라 모두 재택근무로 전환시켰다. 동일 지역에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을 가동하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 200여 명도 삼성전자로부터 귀국 지원을 받았다.
이번 봉쇄령으로 스마트폰 생산·판매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인도 판매 전략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연 1억 5000만대로, 중국(3억 6200만대)에 이어 세계 2위다. 인구 수는 약 14억 명이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30~40% 대에 머물러 있어 성장 잠재력도 크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높은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M’ 시리즈를 인도 온라인 채널로 판매했다. 저가 제품인 갤럭시A, 갤럭시F 등 올해에만 20개에 달하는 신규 스마트폰을 연이어 인도 시장에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높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수차례 만남을 갖고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등 친(親)인도 행보를 강조했다.
인도 내 반중(反中) 정서도 삼성전자의 인도 진출을 도왔다.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국경 갈등이 최근 5G 시범사업에서의 화웨이·ZTE 배제 등 무역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통신제조업체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게 된 것.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위(21%)로, 1위 샤오미(26%)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인도 경제가 침체되면서, 인도 중산층과 상류층의 스마트폰 내수가 줄어들게 되면 삼성전자 매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1년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 증가률을 기존 9.4%에서 8.5%로 낮춰 발표했다. 트렌드포스 측은 "인도 코로나19 재확산세로 2분기와 3분기 현지 스마트폰 생산량이 1200만 대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올해 인도 스마트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7.5%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에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하반기 경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도 "이번 인도 코로나 봉쇄는 생산(공급 차질) 문제보다 판매 문제로 직결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판매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견 직원들은 전원 재택근무 중이고, 공장은 정상 가동 중에 있다"며 "부품 수급 차질이나 현지 전략 변화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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