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오스틴 라인 생산 차질·낸드 가격 하락 때문에 '한숨'
DP, 전분기比 이익 감소했지만…보급형폰 덕분에 흑자 전환 성공
무선, 갤럭시S·갤럭시A 덕분에 이익 대폭 개선…2분기 하락세 예상
CE, 프리미엄 TV 덕분에 이익 증가…2분기 에어컨·프리미엄TV 공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65조 3885억 원, 영업이익이 9조 3829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2%, 45.5% 증가했다.
미국의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으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부진했지만, 코로나19 펜트업 수요(보복소비)로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판매량이 늘어 전 분기보다 6.2% 올라 1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모바일·노트북PC 강세에도…오스틴 셧다운·낸드가에 실적↓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는 올해 1분기 매출 19조 100억 원, 영업이익 3조 37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17조 6400억 원) 대비 7.7%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6200억 원 감소했다.
모바일과 노트북PC 수요 강세로 메모리 사업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첨단공정 전환에 따른 신규 라인 초기비용과 낸드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특히 오스틴 라인 단전과 단수에 따른 생산 차질이 실적 하락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
D램은 모바일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5G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되면서 비수기임에도 견조한 수요를 보였다. PC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1인 1PC’ 트렌드가 확산되며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 서버는 신규 서버 CPU 채용 확대에 따라 D램 탑재량 증가로 이어졌고, 데이터센터용 수요도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낸드는 모바일에선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수요를 유지했고, SSD에선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재개와 재택 문화 확산으로 인한 노트북용 수요가 견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에는 메모리 제품 수요 강세로 영업이익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D램은 모바일 부품 수급 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가 있을 수 있으나, 5G 시장 확대와 고용량화 덕분에 수요가 계속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15나노 D램 등 첨단공정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업계 최초 싱글 스택 ‘128단 6세대 V낸드 512Gb’ 전환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다수 레이어(Layer)에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과 176단 7세대 V낸드를 본격 양산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파운드리, 오스틴 셧다운으로 실적↓…“평택 2라인으로 공급 확대 예정”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도 미국 오스틴 공장 셧다운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하락했다. 단, 2분기에는 오스틴 공장 정상화와 평택 2라인 양산 시작으로 하반기 공급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5G 보급 가속화와 기업의 IT 투자 재개, 고객사 안전 재고 확보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며 “평택 2라인 본격 가동으로 첨단공정을 증설하고, 고객 확대와 응용처 다변화로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스템LSI, 파운드리 차질로 실적 정체…2분기도 우울한 전망
시스템LSI 사업은 1분기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모바일 SoC(System on Chip)·이미지센서 공급이 증가했지만, 파운드리 생산 차질로 모바일 DDI 공급에 불편을 겪어 실적이 정체했다. 2분기 역시 스마트폰 수요와 직전 분기의 파운드리 생산 차질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 생산 차질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현재의 수급 불균형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흑자 전환 성공…“갤럭시A 등 보급형 스마트폰 덕분”
디스플레이(DP) 부문은 1분기 매출 6조 9200억 원, 영업이익 36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6조 5900억 원) 대비 3300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00억 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1분기의 통상 스마트폰 비수기와 주요 고객사 부품 수급 차질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으나, 보급형 스마트폰의 OLED 채용이 확산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성장했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비대면 서비스와 VOD 시청 증가로 수요가 늘어났지만, 차세대 TV 시장 준비를 위한 라인을 개조하면서 비용이 발생해 전 분기 대비 실적은 감소했다.
다만 올해 2분기는 1분기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비수기 영향과 3분기 스마트폰 신모델 대기 수요로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디스플레이도 QD 디스플레이 기술 기반의 신사업 전환 준비를 지속하면서 초기 비용이 예상된다. 단, 하반기부턴 스마트폰 시장 경기 회복과 5G 스마트폰 수요 확대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영업익 전년比 65%↑…“갤럭시S가 밀고 갤럭시A가 끌었다”
IM 부문은 1분기 매출 29조 2100억 원, 영업이익 4조 39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6조 원) 대비 1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조 6500억 원) 대비 65%나 올랐다.
무선 사업은 지난 1월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1’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갤럭시 A시리즈’ 덕분에 수요를 견조했다. 태블릿·PC·웨어러블 등 갤럭시 생태계 제품군도 크게 성장해 실적에 기여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북미,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성장했다.
IM 부문은 오는 2분기 모바일 비수기와 부품 수급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에는 플래그십 신제품 효과 일부 감소, 부품 수급 이슈로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글로벌 역량을 기반으로 부품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갤럭시 S시리즈 판매 동력을 이어가고, ‘갤럭시 Z 폴드’와 ‘갤럭시 Z 플립’ 등 폴더블 대중화를 추진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생활가전, 사상 최초 영업익 1兆 달성…“비싼 QLED TV, 잘 팔렸다”
생활가전(CE) 부문은 1분기 매출 12조 9900억 원, 영업이익 1조 12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10조 3000억 원) 대비 26% 늘었고,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1조 원을 넘겼다.
TV 수요는 성수기였던 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선진시장 중심의 수요 강세로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했다. QLED와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확대된 덕분이다. 특히 신제품 ‘Neo QLED’의 초기 판매량 호조가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선진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삼성전자의 모듈형 제품 비스포크 라인도 서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올랐으며, 모듈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로 실적도 개선됐다.
올해 2분기 TV 시장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지난해 대비 수요 확대가 예상되지만,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또한 상존해 있다. 생활가전 시장 역시 지난해 대비 수요 확대가 전망되나,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의 환경 리스크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한국 시장에 선보인 ‘비스포크 홈’의 도입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분기부터 성수기를 맞을 에어컨 시장에서 차별화 기술인 ‘무풍’을 내세워 성장세를 견인할 예정이다. TV 역시 Neo QLED와 '마이크로 LE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지속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화질·초대형 제품 중심 프로모션으로 홈 시네마와 홈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선점하겠다”며 “Neo QLED와 함께 가정용 ‘마이크로 LED’도 성공적으로 출시, 시장 1위 업체로서의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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