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공수처 모두 통과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신당권파일까. 이 물음에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계파에 연연할 때는 지났다는 듯 웃었다. 손학규 지도부의 일원이자, 바른정당계 출신이다. 양자 모두를 이해하는 한편 비판적 관점도 견지하고 있다. 추석 이후 손 대표의 거취 전망을 물었다. 일신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는 말로 대신한다. 오신환 원내대표와도 바깥에서 보듯 냉랭한 사이만은 아닌 듯했다. 선거제, 공수처 모두 통과될 것도 같았다. 5일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든 생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심상정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해임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는 듯하다. 어쨌거나 두 개(선거법+검찰개혁법)다 통과될 것으로 보나.
"현재로서는 두 개다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에 올린 이상, 최장 330일 안에 무조건 본회의에 상정되게 돼있다. 상임위나 법사위에서 시간을 아무리 끌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합의가 안 된다 해도 건너뛸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자동 상정이 되고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통과 될 수 있다. 이 말은 곧 현재 의석수 분포를 볼 때 특별한 변수가 나서지 않는 이상 통과가 어렵지 않다는 얘기다.
변수가 있다면, 지역구가 없어지는 의원들의 반기다. 민주당도 그렇지만, 민평당도 호남 지역구가 많이 줄어든다. 이들이 이탈한다면 통과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이 크지 않다. 민주당만 해도 공천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라, 반기를 들기가 어렵다.
또 하나는 국민의 시각이자 여론이다. 합의처리가 안 될 경우, 극렬하게 막는 쪽도, 강행하려는 쪽도 국민들 보기에 부담 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총선이 임박하기 때문에 여론의 무게가 어느 때보다 크게 작용하기는 할 것이다. 물리적 충돌을 감수하는 상황이 또 연출된다면 이 자체가 바로 국민의 판단과 심판으로 직결될 것이다. 각 당이 명운을 걸어야하는 상황이 된다."
- 민주당이 사개특위가 아니고 정개특위를 택한다면,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는 일이기도 하다. 그 의도는 뭐라고 생각하나.
“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법을 놓칠 리 없다.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사법개혁에 대한 무게를 굉장히 많이 두고 있다. 때문에 정개특위를 사개특위보다 비중을 더 두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개특위를 성사시키면 나머지 공수처 등 사개특위는 자연스레 따라올 거로 보는 것 같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정개특위를 갖고, 무산시키도록 끌면 두 개 다 어그러질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4당 공조만 확실히 가져가면 된다, 이리 볼 수도 있다. 4당 공조의 핵심은 선거제 개편이다. 이것을 내주게 되면 둘 다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정개특위부터 사수하려는 게 아닐까.”
- 현 선거제 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중심으로 석패율도 포함돼 있다. 바른정당계는 선거제 개편에 계속 반대하게 되는 건가.
“선거법은 게임의 룰이기 때문에 합의 처리를 그동안 관행으로 해 왔다는 게 기본 주장이다. 헌법 개정보다 더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법 개정 횟수가 헌법 개정 횟수보다 더 적다.”
- 오신환 원내대표는 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자유한국당에 중대선거구제 등의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변수에 대한 영향은 없나.
“그러면 또 달라진다. 중대선거구제로 가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완전히 차원이 달라진다. 하지만 새로운 변수이긴 하다. 원래부터 중대선거구제를 요구한 게 한국당이었다.”
- 중대선거구제 제안이 오면, 바른미래당 지도부나,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동의할 여지가 있나.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거다. 그러나 어떤 절충안을 내올 수 있다면 완전히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 선거제가 통과되면 바른미래당은 내년 총선에서 몇 석 정도 예상하나.
“한 100석 이상은 잡지 않을까. 비례를 최대한 잡고, 지역도 잡고.”
- 민평당과의 합당 기준인가?
“아니다. 독자적으로.”
- 내년 총선에서 강서병에 출마할 것으로 알고 있다. 선거제가 통과되면, 유불리에 있어서 어떤지 궁금하다.
“현행 선거제 개편은 그다지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지역구에서 뛰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큰 관심사가 아니다. 석패율제를 연동하는 점이 있어 아깝게 떨어지면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볼만한 장치가 생기지만 이것이 권역별로 한 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 결국 하늘의 뜻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유권자 수가 많지 않은 지역은 통폐합되어 지역구가 없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강서구는 그 영향을 안 받을 것 같고 그대로 치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 최소 2등은 할 것으로 보나.
“하하. 1등할 생각이다. 1등할 각오로 뛰고 있다. 못해도 최소 2등은 할 것으로 본다. 바른미래당 전체적으로 봐도 내년 총선에서 최소 2등은 할 것이다. 선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나.
“삼파전으로 크게 놓고 실제 본선에 가면, 한국당보다 우리당을 선택할 가능성도 꽤 높다고 본다. 서울 등 수도권 지지율 조사를 해보면 한국당보다 우리가 앞선다. 단지 경북 등에서 확 깎아 먹으니까, 지지율이 낮아 보이는 거다. 지방선거 당시에도 지지율 면에서 보면, 바른미래당이 한국당보다 수도권은 앞섰다.
실제 선거 결과는 안 좋게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3위로 쭉 밀린 영향이 컸다. 어쨌든 반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한국당의 기세가 올라가고 있지만, 선거를 통해 한국당을 대체하는 상황이 온다고 본다.”
- 우리공화당에서도 한국당을 대체한다고 하던데. 민주당을 대체할 생각은 없나.
“민주당은 이겨야 할 대상이다. 한국당은 대체해야 할 당이고.”
- 손학규 대표가 그동안 비판도 많이 받았다.(창원성산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 당 내 사보임 절차적 논란 등 변칙의 리더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곁에서 지켜본 손 대표는 실제 어떤지?
“손 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 일관되게 갔다. 인품으로 보나, 훌륭한 분이다. 신의나 원칙이라든지, 약속이라든지 이런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다.”
- 오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가진 차담회에서 변화의 첫걸음이 지도부 퇴진이라며 손 대표의 거취 문제를 겨냥했다. 이에 공감하나. 또 당내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 중 역학구도가 어떻다고 보나.
“지난 보궐선거 이후 일신하자는 취지에서 그런 요구가 분출했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손 대표가 싫어서가 아니라 뭔가 다른 식으로 한 번 시도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걸로 이해한다.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가 원래 가깝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이다.
오신환 원내대표가 사무총장일 때도 손 대표가 지지해줬다. 서로 케미가 잘 맞았다. 저도 오 원내대표와 가깝고 손 대표와 가까워지면서 대변인도 하게 됐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역학구도를 말하기는 참 민감하다.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최종적으로 혁신위가 출범했고 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p.s. 이종철 대변인은 = 반듯하다. 자원봉사를 오랫동안 한 면모답게 사람에 대한 기본 매너라고 할까. 착함이 몸에 밴 듯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학생운동을 했다. 정계 입문에 앞서 시민단체에 있었다. 십년 이상 강서병 일대(강서 양천)를 오가며 시민사회운동가, 자원봉사자로 살았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했다.
무의탁 노인 돕기, 탈북민 정착지원 등을 비롯해 집 개보수만 200여 곳을 했다고 한다. 젊은 40대 기수론의 꿈을 안고 내년 총선에서 강서병에 도전한다.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 겸 바른미래당 스피커인 이종철 대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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