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비은행 순익 기여 비중 축소…보험 비중↑
이재근 행장, 연임 불발…향후 거취에 금융권 촉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KB금융그룹의 비은행 핵심 축이 증권에서 보험으로 기울어졌다. KB손해보험 대표를 지낸 양종희 현 KB금융그룹 회장을 필두로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이환주 현 KB라이프생명 대표가 낙점되면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사태를 겪은 KB증권은 이후 보험 부문의 실적 개선 및 보험 계열 CEO의 중용으로 KB금융 내 비은행 맏형 자리를 내줬다. 비은행 최핵심이었던 KB증권이 밀려나고 KB라이프생명과 KB손해보험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실적 면에서 증권이 보험 부문에 밀리기 시작한 건 2021년 이후다. 올 3분기 기준 KB증권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5468억 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4조3953억 원)의 12.4%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은 7400억 원, KB라이프생명은 2768억원으로 각각 16.8%, 6.3%의 순이익 기여도를 보였다. 그룹 순이익 대비 보험 부문 비중 합계는 23.1%로 증권 대비 2배에 달한다. 불과 3년 전인 2021년 3분기에는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당시 KB증권 누적 순이익은 5433억 원으로 KB손해보험(2692억 원), 푸르덴셜생명(2556억 원), KB생명(-181억 원) 등 보험 부문 전체 실적과 맞먹었다.
KB손해보험의 눈부신 성장 배경에는 양종희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임하던 시절 닦아놓은 기반이 있었다. 2016년 KB손보 대표로 취임했던 양종희 회장은 4년이라는 임기동안 디지털 기반을 닦았으며 고객 중심 영업 기조를 정착시켰다.
양 회장이 ‘포스트 윤종규’로 선택된 이유도 이같은 경영실적이 뒷받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적자 보험사였던 KB생명도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으로 인해 현재는 안정화되며 견조한 순이익을 시현 중이다.
최근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가 내정되면서 금융그룹 내 보험 계열 CEO 출신이 은행과 지주 수장을 맡으면서 비은행, 특히 보험과 은행 부문 시너지 및 소통 강화가 기대되고 있다.
반면 KB증권의 경우 한때 박정림 전 사장(전 KB금융 총괄부문장)이 양종희 회장과 후계구도에서 경쟁을 했었지만 라임사태로 물러나면서 뚜렷한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박 전 사장은 지난해 말 금융위로부터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3개월 직무정지 징계를 받았다. 현재 해당 징계를 두고 박 전 사장과 금융위간 법정공방이 진행 중이다.
이재근 행장의 향후 거취도 관심사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행장이 KB금융 부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KB금융 부회장직은 양 회장 취임 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은 상황이다. 더구나 금융감독당국에서 지주 부회장직에 대해 여전히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부회장직 제도 부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이재근 은행장의 은행 성장 기여 등을 감안할 때 연말 금융지주 인사에서 비중 있는 책임과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 경영진 인사는 통상 12월 중순에 나온다”며 “현재로선 조직개편 방향 등이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