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증권, 다음 달 19개→11개 점포 통폐합…희망퇴직 실시
SK증권, 내년부터 노사 합의로 25개→20개 점포 통폐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주현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 통폐합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iM(아이엠)증권,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점포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교보증권은 점포 통폐합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을 겪고 있다. 교보증권은 비용 절감을 위해 23개 점포를 12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노조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에 지난 19일 교보증권에서 자산관리(WM)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박봉권 대표가 노조와 만났다.
노조 측은 박 대표가 "지점 통합은 대표이사의 결재 없이 본부장의 독단적인 소통이었다고 했다"며 "비용 절감만을 외치는 안건을 반대하며 리테일(개인 고객)에 미래와 희망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역제안했다"는 성명서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지점 통폐합 대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강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교보증권은 강점을 지녔던 CFD(차액결제서비스) 서비스 관련 규제 강화, 시장 위축 등으로 투자 중개 시장점유율이 2021년 2%를 기록한 이후로 하락세를 거듭해 올 상반기 기준 1.5%로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교보증권 모바일 앱(MTS) 윙크(Win.K)는 금융 앱 상위 100권 내에 없고 증권 앱 중 33위를 기록할 정도로 이용자가 적은 편이다.
이에 교보증권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브로커리지 비중을 줄이고 신성장 동력 발굴, 육성 등으로 수익다변화에 힘써왔다. 교보증권 사업 분야 중에선 올 상반기 기준 기업금융(IB)과 운용 시장 점유율이 각각 2%, 2.1%로 높은 편이다.
이와 별개로 교보증권 사측은 임대차 만기로 광화문 지점을 여의도로, 송파 지점을 강남 GT타워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노조 측은 "대표와의 합의 하루만에 말을 뒤집었다"며 반발했다. 노조 측은 지난 18일부터 교보증권 본사 15층 대표실 앞에서 이와 관련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점포 통폐합이 아니라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며 이로 인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노조와 협의해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엠증권과 SK증권은 이미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아이엠증권은 올 3분기 기준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등으로 영업손실 1635억 원, 당기순손실 116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에 올해 이미 대전과 분당 지점을 폐쇄했다. 자본 조달을 위해서 지난 3월과 4월 각각 1000억 원, 45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10월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다음 달부터 19개 점포를 11개 점포로 축소해 운영하기로 했다.
SK증권은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영업손실 764억 원, 분기순손실 525억 원을 시현하여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부동산 경기 및 기업 투자 위축으로 IB 부문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고비용 구조가 지속되며 영업 실적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한 중, 후순위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의 건전성 저하로 인한 충당금이 지난해 12월 288억 원에서 올해 6월 기준 601억 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SK증권은 기존 운영하던 25개 지점을 10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였으나 노조와의 합의로 내년부터 5개 줄여 운영하기로 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점포 통폐합에도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아닌 증권사 중심으로 PF 사업장 추가 손실 위험이 상존하고 부동산금융을 대체할 수익 다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 더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