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찰 공고…컨소-제3의 시공사 등장 가능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시공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당10구역 재개발사업은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지난 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는 한곳도 응하지 않아 유찰됐다.
건설사측은 경쟁입찰을 피하고 수주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합측은 경쟁이 적을수록 선택지가 줄어드는 만큼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하길 희망한다.
이같은 상황은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빈번한 유찰이 현실이 된 것이다.
건설업계 전반에 출혈경쟁을 피하고 확실한 사업장만 수주하려는 선별 수주 기조가 퍼져있는 상황에서 신당10구역은 향응 제공 논란 등으로 유난히 말많고 탈많은 3개월을 보냈다.
관할인 서울중구청은 지난달 신당10구역을 둘러싼 불법 홍보 의혹과 신고가 끊이지 않자 도시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처분권고안을 내렸다. 권고 이후 위반행위를 일으킬 경우 해당 건설사는 즉시 입찰에서 배제하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당10구역내 홍보 행위 관리는 타사업장과 비교해 철저히 규제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의 제안을 듣고자하는 조합원에까지 설명할 기회가 원천 차단되면 결국 팜플렛 등 자료준비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늘어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도 상당 수준"이라고 전했다.
경쟁이 지나치게 가열되며 혼탁한 양상을 띠자 1년이상 신당10구역 수주 의지를 다져온 롯데건설은 경쟁 심화를 우려하며 지난달 입찰 불참을 선언했다.
또다른 경쟁사인 GS건설과 HDC현산은 이후에도 중구에서 진행한 시공사 선정 라이브방송에 두차례나 참여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막상 입찰에는 불참했다.
신당10구역은 2006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2015년 해제된 전력이 있다. 그러다 2021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로 선정됐고 지난해 6월 정비구역 지정, 12월 조합설립 인가까지 일사천리로 절차를 밟아왔으나 시공사 선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기대감을 갖고 짧게는 2~3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재개발을 기다려온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 불발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현재 노후화된 저층 주거지가 밀집돼 정주여건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라이브 방송을 준비하는 등 열의를 보이던 건설사가 돌연 불참을 결정하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타 사업장에선 공사비와 관련해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늘었지만 신당10구역에선 비용 관련 문제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한 조합관계자는 “조합원들이 과거 정비구역이 해제되고 집값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을 직접 목도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재개발사업 추진에 대한 조합원간 의지나 단합이 남다르다”며 “빠른 시일내 시공사를 찾는 것이 조합원 모두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창우 조합장은 지난 14일 기자와 만나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두 시공사가 불참했다는 소식에 조합원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경쟁을 통해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 조합원에게 바람직한 만큼 제3의 시공사 참여 가능성도 열어놓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안으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이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인한 각종 홍보비, 인건비 등을 절감하고 사업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어 차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신당10구역조합은 지난 12일 재입찰공고를 내고 다시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조합은 오는 20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뒤 내년 1월6일 마감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3.3㎡당 830만원이 책정됐으며 마감전까지 입찰보증금 25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공고상 공동도급은 불가하고 현행법상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1곳뿐이면 자동 유찰되고 2회 이상 단독입찰로 유찰되면 시공사와 조합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중구 신당동 236-100번지 일대는 지하4층∼지상35층, 아파트 17개동, 1423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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