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병규 우리은행장 피의자 신분 전환
과거 現행장 신분 피의자 조사 사례 있어
신한사태 이순백 前신한은행장 집유 받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주요 시중은행의 현직 은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건 2000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은행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여신 관련 의혹이라 조병규 행장 개인은 물론 우리은행 전반에 걸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피의자 조사를 받은 역대 전현직 은행장들 가운데 법정에서 실제 유죄까지 확정된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조 행장을 둘러싼 의혹 역시 진상규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직 은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첫 사례는 2010년 당시 이백순 신한은행장이다. 이는 신한금융 내전이라 불리는 ‘신한사태’에서 이른바 ‘남산 3억 원’이라는 비자금 전달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당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횡령 혐의를 수사중이던 검찰은 당시 이백순 은행장이 라응찬 회장의 지시를 받아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현금 3억 원을 신원 미상의 인물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드러나자 관련 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신 전 사장은 라 전 회장과 이 전 은행장이 고발한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었다. 이 행장은 이후 검찰의 기소 결정 발표가 나오자 자진사임하며 전직 은행장 신분으로 재판을 받았다.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번진 신한사태는 대법원에서 라응찬 전 회장 무죄, 신 전 사장 벌금 2000만 원, 이 전 은행장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을 받으면서 일단락 된듯 했지만 2018년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수사를 권고하면서 장기화됐다.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이 위증 혐의로 기소되면서다. 위증 혐의에 대해 1심과 2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무죄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이와 별개로 신 전 사장이 신한사태로 부당하게 회사에서 물러났다면서 신한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2013년 10월 양측간 화해로 조정이 성립되면서 신한사태 발발 13년 만에 갈등이 봉합됐다.
이처럼 현직 은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검찰 수사를 받은 건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최초는 아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우리금융에 미칠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정대출 의혹으로 금융감독당국 및 수사당국의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 혹은 개인사업자에게 대출한 616억 원 중 350억 원이 특혜성 부당대출이었다고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손태승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뒤 조병규 현 은행장까지 조사대상에 올리면서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 전현직 경영진 전반에 걸친 수사를 시사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우리금융 전반에 걸친 신뢰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도 우리금융 사태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임종룡 회장을 필두로 우리금융 경영진이 추진중인 동양생명·ABL생명 통합 인수, 우리투자증권 출범 후 시장 안착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차질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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