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했던 ‘수수료 무료정책’의 반전…외형·내실 다 잡은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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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했던 ‘수수료 무료정책’의 반전…외형·내실 다 잡은 ‘빗썸’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8.2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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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예치금 1조1000억→1조6890억
이용자 중심 서비스 개선-혜택 성장 견인
빗썸 “고객 중심 정책 기조 이어나갈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빗썸 로고. ⓒ사진제공 = 빗썸
빗썸 로고. ⓒ사진제공 = 빗썸

점유율 상승을 위해 출혈도 감수했던 빗썸의 수수료 무료 정책이 결국 빛을 봤다. 수수료 매출이 사실상 전부인 거래소 특성상 실적의 기반이 되는 고객을 확보하면서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았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빗썸의 회원예치금은 1조1830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7% 늘었다. 회원예치금이 불어나면서 1조1000억 원대에서 머물던 현금성자산도 1조6890억 원으로 덩달아 증가했다.

회원예치금은 빗썸을 이용하는 고객이 가상자산 매매를 위해 거래소로 이체시킨 돈으로 부채(예수부채)와 자산(현금성자산)의 성격을 띤다. 회원예치금이 증가했다는 건 바꿔말해 빗썸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앞서 빗썸은 고객 점유율 향상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4일부터 올 2월4일까지 매매 수수료를 거둬들이지 않았다. 고객이 빗썸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을 매매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빗썸 매출의 99%이상을 차지한다.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셈이다.

수수료 무료정책을 펼치던 기간동안 빗썸의 점유율(거래대금 기준)은 한때 40%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점유율이 10%안팎에 머물렀던 이전과 비교했을 때 단기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당시 점유율 증가세(20~30%)는 빗썸 내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는게 업계 후문이다.

점유율 확보에 방점을 둔 빗썸의 행보는 수수료 무료정책에 그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은 판매촉진비 등 나간 비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 상반기 빗썸의 판매촉진비와 지급수수료 그리고 광고선전비 세 항목의 총액은 10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 늘었다. 중요한 건 약 4개월 동안의 수수료 무료정책에 더해 늘린 비용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느냐다.

결과적으로 빗썸은 상반기 동안 외형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상반기 빗썸 매출액은 242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39% 증가했다.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인해 지난 1월 한달간 수수료를 거둬들이지 못했음에도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이다.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줄어든 지분법손실과 대손상각비 미인식 등이 상승을 견인했다.

빗썸 관계자는 “(1분기 보다) 시장 상황이 악화됐지만 안정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개선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개선 및 혜택 제공을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 가상자산시장이 활황이던 1분기에 비해 비교적 다소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고 자평했다. 빗썸 측은 “전년대비 시장 상황이 좋아진 만큼 뚜렷한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2분기 들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점유율 향상을 위한 빗썸의 고객 중심 정책 기조는 현재진행형이다. 가상자산으로 교환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받는 ‘빗썸 멤버십’과 미션 참여형 서비스 ‘혜택존’ 등이 대표적이다. 혜택존의 경우 최근 누적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자산운용·가상자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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