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족’ 덴티스…채권자 풋옵션에 105억대 CB 추가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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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족’ 덴티스…채권자 풋옵션에 105억대 CB 추가 발행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8.2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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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차 CB 발행 결정…기존 2회차 CB 채무상환
상반기 보유 현금 40억…매출채권 충당금 132억
덴티스 “기술력 높이 평가 CB 구성 사측에 유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덴티스 로고. ⓒ사진제공 = 덴티스
덴티스 로고. ⓒ사진제공 = 덴티스

보유 현금이 넉넉지 않은 덴티스가 빚을 갚기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기 발행 CB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았지만 채권자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키로 함에 따라 자금이 필요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덴티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105억 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의했다. 발행일은 이달 22일, 만기일은 2029년 8월22일이다. 3회차인 이번 CB 발행 대상은 '엔에이치-무림 덴탈케어 신기술조합 제1호'로 NH투자증권과 무림캐피탈이 공동운용(Co-GP)하는 펀드다. 주요 출자자로는 JB우리캐피탈 등이 있다.

덴티스측은 “이번 CB 발행으로 확보된 자금은 기 발행된 CB를 상환하는데 활용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빚을 빚으로 갚는 웃지 못할 상황인 셈이다.

디지털 덴티스트리 기업인 덴티스는 2021년 8월 '엔에이치 IBKC 덴탈 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과 '뉴그로쓰원 2호 신기술투자조합' 등 총 3개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2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바 있다. 이후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80억 원을 상환하고 15억 원 규모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2회차 CB에 대한 미상환 잔액을 105억 원까지 줄였다. 

의아한 건 기 발행 CB의 만기일이 도래하지 않았음에도 갑작스럽게 3회차 CB 발행을 통한 미상환잔액의 상환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점이다. 2회차 CB의 만기일은 2026년 8월27일로 상환까지 2년이나 남아 상환에 대한 압박감은 당장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덴티스의 이같은 결정에는 이달 2회차 CB의 사채권자가 105억 원중 93억 원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다. 덴티스는 3회차 CB 발행을 마무리하고 이달 27일 미상환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덴티스가 사채를 사채로 갚는 웃지 못할 상황을 마주하게 된 건 부족한 유동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덴티스의 차입금 규모는 384억 원이다. 그에 비해 현금성자산은 41억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8억7562만 원의 단기금융상품을 더하더라도 덴티스가 보유한 현금은 약 5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마저도 8억7562만 원의 단기금융상품이 차입금 담보로 잡혀있어 실제 현금 지급능력은 50억 원에 못 미친다.

같은 기간 받을 돈인 매출채권은 560억9543만 원이다. 기존의 매출채권 규모는 693억5183만 원이었지만 132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함에 따라 500억 원대까지 내려갔다.

덴티스 관계자는 “상환 목적의 발행이지만 당사의 기술력과 성장 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발행 조건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회차 CB 발행 조건은 기존 2회차 CB 조건(만기·표면이자율 0%)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유리한 것 같지만, 이자율만 놓고 봤을 때 여전히 덴티스 측에 유리한 구성인 건 사실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CB의 표면이자율은 0%로 별도의 이자지급기일은 없다. 만기이자율 역시 통상적인 은행권 이자보다 낮은 3% 수준으로 설정됐다. 사채권자가 만기일까지 CB를 보유할시 덴티스는 사채 권면총액 기준 약 116%의 금액을 만기일에 일시상환하는 구조다. 기입된 풋옵션 시점도 통상적인 수준인 발행 2년 후다. 

다만, 리픽싱 조항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없진 않다. 최저 조정가액은 5917원이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전환가액이 낮아질 경우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잠재 CB의 수가 많아지기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리픽싱 조항은 눈에 가시나 다름없다. 기업 입장에서도 리픽싱 으로 인해 최저한도까지 전환가액이 내려갈 경우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가 가능성이 높아져 향후 상환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올 초 신규 공장이 완공돼 가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이 공장은 덴티스가 지난해 6월 생산 능력 증대 등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115억3700만 원을 투입해 증설한 생산 시설이다. 현재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등 가동을 위한 마무리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자산운용·가상자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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