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패스 “내년부터 관계사 수익성 개선될 것…향후 협업 가능성도”
아이베스트투자 “수익성이 좋아지더라도 당장 엑시트 계획은 없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아나패스가 오는 2025년부터 관계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2대주주 아이베스트투자의 엑시트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어느덧 아나패스와 동행 4년 차를 맞은 아이베스트투자 입장에서 아나패스와 관계사의 수익성 개선 호재 등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보유 지분 처분을 통한 차익 실현 기회가 될 수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나패스는 전일 대비 200원(0.83%) 상승한 2만4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준 아나패스의 2대주주인 아이베스트투자의 지분율은 8.81%다. 최대주주인 이경호 아나패스 대표와의 지분율 차이는 4.73%p로, 특수관계자를 포함할 경우 이 대표와 아이베스트투자의 아나패스 지분율은 각각 14.94%, 13.44%다. 격차가 1.5%p까지 준다.
아이베스트투자가 아나패스에 처음 투자한 건 지난 2021년 1월이다. 당시 아이베스트투자는 적자폭을 키워오던 아나패스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1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같은 해 4월 아이베스트투자를 비롯해 서미애·한범희 아이베스트투자 대표와 한지윤, 한병창, 한준희 씨 등은 아나패스 주식 55만1900주를 장내매수 방법으로 취득했다.
이후에도 아이베스트투자 외 특수관계자 6인은 약 한 달 간격으로 수차례에 걸쳐 아나패스 주식을 사들였다. 마지막 투자는 2021년 10월로, 아나패스 주식 보유량을 최대주주인 이경호 대표와 특수관계인 3인이 보유한 지분율(15.56%)보다 불과 1%p 정도 낮은 14.53%(167만2391주)까지 늘린 후 현재까지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진 않고 있다.
아이베스트투자는 아나패스에 투자를 시작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7년 이상 보유 중이던 기존 주식을 대부분 정리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일금속과 엠벤처투자의 일정 지분을 제외하고는 상장사 주식 대부분을 처분했다. 동일금속의 경우에는 올 들어 추가 매수에 나서 지분율을 기존 5%에서 9%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아이베스트투자가 아나패스 BW를 사들인 2021년에서 한 해 전인 2020년 말 기준 아나패스는 지속된 적자 탓에 결손금이 500억원을 바라보고 있던 터라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당장 배당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었다. 단, BW 인수 당시 아나패스의 실적은 3분기까지 공개된 상태였으며, 3분기 결손금은 390억 원이다.BW 자체의 표면금리 또한 0%로, 만기까지 보유하더라도 이자 수익 또한 거둘 수 없었다. 사실상 회사의 미래를 바라본 가치 투자였던 셈이다.
아나패스는 지난해 26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2년 전인 2021년 벌어들인 126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한 33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엔 AMD의 정식 공급업체로 등재되면서 시장 경쟁력을 한 단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는 이달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에는 관계사인 지씨티세미컨덕터와 지씨티리써치의 적자가 중심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지씨티세미컨덕터는 약 2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수익 대부분이 지배기업인 지씨티세미컨덕터와 체결한 연구개발 활동에서 발생하는 지씨티리써치도 같은 기간 약 1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나패스 측은 오는 2025년부터 관계사의 흑자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과 일본 등에서 GCT 측이 생산한 칩을 넣은 무선 모뎀을 만들어서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사업을 영위하려는 상황이다. 관련 계약이 돼있는 상태라 내년부터는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씨티세미컨덕터 수준의 5G 칩셋 개발 능력을 보유한 회사는 많지 않다"며 "향후 5G 칩셋을 양산하게 되면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나패스는 디스플레이 분야를, 지씨티세미컨덕터는 통신 분야를 담당하고 있어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사업 분야 특성상 협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협업 가능 분야를 마냥 제한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5G 칩셋 양산이 우선이며, 이후 협업 관련 비즈니스 모델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2025년을 기점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가 나오다 보니 이 시기 주가 향방에 따라 아이베스트투자가 엑시트에 나설지 주목된다. 실제로 아이베스트투자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아나패스 관계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기준 아이베스트투자가 아나패스 주식을 담보로 이 대표 개인과 지씨티세미컨덕터, 지씨티리써치에 빌려준 자금은 각각 36억, 35억, 40억 원이다.
다만, 아이베스트투자 측은 오는 2025년부터 아나패스와 관계사의 수익성이 좋아진다 하더라도 당장 엑시트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이베스트투자 관계자는 “아나패스의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당장 엑시트 계획은 없다”며 “사모펀드와 달리 만기에 쫓기지 않기 때문에 장기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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