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만에 100조대 아래…대출영업 보수적
3분기 대출태도지수 전망 –11…마이너스 여전
건전성관리 총력…당분간 대출축소 지속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대출 규모가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높은 연체율과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대출심사 강화 등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대출문턱은 당분간 높아질 전망이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여신잔액은 99조9515억원으로 지난해 1월 115조6003억원을 기록한 이후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가 100조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11월(98조1324억원) 이후 2년6개월만이다. 대출이 줄면서 수신잔액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01조9185억원으로 전월(102조9747억원)보다 약 1조원이 줄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여신과 수신잔액이 준 것은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른 이자비용 급증과 부동산PF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등의 영향으로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심사 강화 기조와 신규영업 축소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올 1분기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80%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6.55%) 대비 2.25%p 상승한 수치로 경기회복 둔화 및 경기침체,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거래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지속 상승했다. 이후 건전성관리에 주력한 결과 올 6월말에는 8.30%로 3월말(8.80%)보다 0.5%p 하락하는 등 다소 완화됐다.
사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은 2022년말까지만해도 3.41%에 불과했다. 그러다 지난해말 6.55%까지 올랐고 올 1분기에는 8.80%로 치솟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따라 저축은행은 자체적으로 부동산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하는 등 부실채권 정리에 나섰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각각 3300억원과 51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정상화 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펀드조성 등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부동산PF와 가계신용대출 부실이 커지고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도 누적됐다. 또한 PF 구조조정 및 부실자산 매각으로 하반기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따라 저축은행의 대출 축소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1로 직전분기(-14)보다 완화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다. 해당 지수가 플러스(+)를 나타내면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확대하는 등 대출태도를 완화한다는 의미, 마이너스(-)는 대출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대출문턱을 높인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감에 따라 여신 건전성관리 차원에서 대출태도 강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관리가 최대 숙제인 만큼 신규 대출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건전한 다운사이징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본질적으로 시장 상황에 변동이 생기기전까지는 여신잔액 축소가 비슷하게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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