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시장서 실적 변화 크지 않아…AI 등 ‘탈통신’ 몸부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올 2분기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올 특별한 요인이 부족했던 가운데서도 SK텔레콤이 미소를 짓는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모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 포화상태로 인해 올해 2분기에도 국내 이통업계의 실적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비교적 무난한 성적을 거두는 동안 KT와 LG유플러스는 한 해 전 호실적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이번 2분기 SK텔레콤의 연결 기준 실적 예상치는 매출 4조4305억 원, 영업이익 4880억 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3%, 영업익은 5.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KT는 매출이 6조6478억 원으로 한 해 전보다 1.5% 늘고, 영업이익은 5261억 원을 기록하며 8.7% 감소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388억 원, 영업이익 2583억 원의 2분기 성적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1% 증가, 영업익은 10.3% 준 규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이 2분기에 가장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 같다”며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는데, 역기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통업계에서는 2분기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정책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시행 후 정책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고, 이에 통신사들의 비용 부담이 많이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은 지난 4월 전까지 이슈였다”며 “실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정책 실행 후엔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시행되기 이전인 지난 1월부터 3월 15일까지 번호이동이 131만 9774건 발생했다. 이후 3월 16일부터 5월까지의 번호이동 건수는 131만 5518건으로 이전에 비해 감소했다.
올해 3월 16일 방통위가 도입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은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이동통신사업자가 번호이동을 하는 이용자의 기대수익·위약금·심(SIM)카드 발급 비용·장기 가입 혜택 상실 비용 등 부담 비용을 최대 50만 원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지급하는 정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이통사업 외에도 AI(인공지능)·클라우드·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정책 하나가 (통신사)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이통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22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에 그쳤다.
무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통 3사는 AI 등 ‘탈통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AI 피라미드’ 기반의 데이터센터 사업은 가동률 상승으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583억 원을 기록했다.
KT는 ‘AICT(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업서비스 사업은 ‘AX(AI 전환)’ 서비스 수요 확대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 늘어난 895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AI 관련 분야에서 고공 성장을 이뤘다.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SOHO(소상공인)·스마트모빌리티 등 솔루션 사업에서 올해 1분기 매출 1220억 원을 달성, 지난해 동기 대비 19.8% 증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무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무선 사업이 예전처럼 크게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기에 AI 등 ‘탈통신’ 사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