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에서 3위로 ‘미끄럼’…교촌, ‘판교시대’ 분위기 쇄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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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에서 3위로 ‘미끄럼’…교촌, ‘판교시대’ 분위기 쇄신 나선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4.04.25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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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준 3위까지 하락…‘나홀로 인상’ 악영향 가능성
사옥 이전하고 ‘진심경영’ 선포…신사업·해외 공략 박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사진1] 교촌 판교 신사옥_01
교촌 판교 신사옥 ⓒ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가 사옥 이전과 ‘진심경영’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치킨 시장 부동의 1위였던 교촌은 지난해 매출 부진으로 업계 3위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판교시대’ 개막을 계기로 신성장동력 확보와 제2의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촌이 지난해 매출 기준 3위까지 밀려났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42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6% 감소했다. 앞서 교촌은 지난 2022년, 약 8년 만에 1위 자리를 bhc치킨에 내주며 2위로 내려온 바 있는데, 1년 만에 또 한 계단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치킨시장 1위는 bhc다. bhc의 지난해 매출은 53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2위에는 BBQ가 치고 올라왔다. BBQ의 지난해 매출은 4731억 원으로 전년보다 12.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교촌은 이른바 ‘빅3’ 중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업계에선 교촌의 가격 인상이 소비자 이탈로 연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교촌은 지난해 4월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한 바 있다. 대표 메뉴인 ‘교촌 오리지날’dl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허니콤보’는 2만 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bhc와 BBQ가 가격을 동결한 만큼 교촌의 ‘나홀로 인상’ 타격이 어느 정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내실경영’에 무게를 두면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교촌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8.5% 증가한 24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bhc치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203억 원으로 전년보다 15.2% 줄었으며, BBQ도 영업이익이 553억 원으로 13.7% 감소했다.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이 23일 경기도 성남시 교촌그룹 판교 신사옥에서 열린 ‘진심경영 선포식’에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교촌은 올해 판교시대를 열며 분위기 전환을 모색한다. 교촌그룹은 최근 창립 33주년을 맞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업단지 내에 신사옥을 지어 본사를 옮겼다. 교촌이 본사 사옥을 옮긴 건 지난 2004년 경기도 오산에 본사를 마련해 사업을 이어온 지 20년 만이다. 교촌은 1991년 3월 13일 경상북도 구미시의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교촌통닭’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교촌은 지난 23일 신사옥에서 ‘진심경영 선포식’을 열고,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이날 새롭게 선포된 진심경영은 교촌이 강조하는 기업 철학인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에 기초해 △정직과 정성 △도전과 혁신 △상생과 나눔을 공유가치로 삼아 100년 기업으로 가는 큰 그릇을 마련, ‘가장 신뢰받고, 언제나 선택받는 글로벌 푸드컬처 브랜드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이와 함께 ‘푸드와 행복이 잇닿다’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도 발표했다.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은 이번 진심경영 선포식에서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우리의 기업 철학은 100년 기업을 향한 교촌철학의 진수”라며 “교촌의 본질에 혁신이 더해진다면, 우리 교촌그룹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식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판교 사옥 첫 공식 행보로, 진심경영 선포식 직후 5층 타운홀 라운지에서 열린 교촌그룹 ‘주니어리더’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게 대표적이다. 교촌그룹 내 각 부문별 소속 사원 중 20~30대 MZ세대 총 12명으로 구성된 주니어리더 그룹은 교촌의 새 비전 ‘진심경영’을 도출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진심’이라는 단어에는 ‘참 진(眞)’자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다할 진(盡)’자의 의미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절박함’과 ‘간절함’이 가장 중요하다”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말은 ‘간절함으로 이룬 꿈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로, 간절함을 바탕으로 꿈을 이룬다는 게 바로 진심경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회장은 직원들에게 소스 사업과 친환경 포장재 사업 등 장기적인 신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소비자들에게 ‘소스가 좋은 회사’로 알려진 만큼 이를 주력 사업으로 삼는다면 지금의 교촌보다 몇 배 더 큰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권 회장의 생각이다. 또한 친환경 포장재 역시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시장임을 강조하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외식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선보인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 또한 교촌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지난 2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개점한 메밀단편은 ‘최상의 고품질 식재료 사용’을 원칙으로,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식재료인 메밀과 명품 재료들로 근사한 한끼를 제공하는 콘셉트의 브랜드다.

해외 시장 공략도 주요 과제다. 국내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데다 해외에서 한국 치킨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필수다. 현재 교촌이 운영 중인 해외 매장은 대만을 포함해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7개국 내 70여 곳에 이른다. 최근 문을 연 매장은 타이난 중서구의 ‘미츠코시 백화점’에 선보인 대만 4호점이다.

교촌은 앞서 진출한 국가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며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와 선호도를 끌어올리는 것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메밀단편과 같은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혀 매출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계획”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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