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銀, 자율배상 입장 밝혔지만 집회 강행
손실 피해자들 "100% 배상해야" 성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홍콩H지수 연계 ELS 펀드상품 가입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은 피해자들이 KB금융지주 여의도 사옥앞에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을 비판하는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29일 홍콩ELS 피해자모임 등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4차 집회이자 펀드를 판매한 은행을 직접적으로 대상으로 한 두번째 집회다. 앞서 피해자모임은 지난 18일 농협은행 서대문 본점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황사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홍콩ELS 피해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홍콩ELS 피해자 다수가 고령인 점을 감안해 피해자모임 행사요원들이 우의를 입고 여의도역 출구앞에서 집회장소를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집회에서 만난 투자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이 마련한 배상안에 대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인 은행을 위한 생색내기용이라고 비판했다.
<시사오늘>의 인터뷰에 응한 A씨는 경기지역에서 조경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로 KB국민은행을 10년이상 이용해온 해당지점 VIP고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KB국민은행과 KB라이프를 통해 총 3억원 규모로 ELS 상품에 가입했다. A씨는 “KB국민은행을 10년이상 이용했고 홍콩ELS 가입 당시에도 지점 VIP로 안내를 받아 들어갔다”며 “당시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 안내를 받지 못했으며 투자상품인지 예금상품인지 구체적인 설명보다 ‘안전한 상품’이라는 안내를 받고 가입했다”고 성토했다. A씨에 따르면 재가입 횟수는 22번에 달한다.
그는 “연말이나 명절에 선물 조그마한 거 하나씩 보내주고 VIP고객 대접하다가 사태가 터지자 나몰라라 한다”며 “고객 등에 칼을 꽂은 격”이라고 비판했다.
B씨 역시 KB국민은행을 통해 홍콩ELS 펀드상품을 가입한 사례였다. B씨는 “투자위험성을 고지하지 않은건 명백한 사기다. 20~60% 배상안은 수용할 생각없고 부당하다”며 “금감원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인 은행편을 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 홍콩ELS 피해자모임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별도 서명을 받으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집회참가자들은 ‘홍콩ELS피해자 모임 단원 리스트’라는 서류에 이름과 주소를 적고 서명을 했다. 보다 단일화된 조직체로 활동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피해자모임 길성주 위원장은 “가해자(은행 등)가 조건을 따지는 자율배상안을 거부한다”며 “가해자인 편인 이복현 금감원장은 원금배상안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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