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3.7%·저축은행 6.9%·상호금융 3.1%
보수적인 가이드라인 적용·본PF 투자 영향
“타금융권으로부터 ‘풍선효과’ 발생할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보험사의 중소기업 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전년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험사 대출채권의 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보였다.
28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전 금융업권중 은행 다음으로 컸지만 연체율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말 보험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1.02%로 전년말보다 0.42%p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부실채권비율은 1.04%p 오른 1.33%였는데 금감원은 이같은 원인이 부동산PF 부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2020년초 코로나19 등으로 신규 해외 대체투자 등이 위축되자 대안의 하나로 부동산PF 대출을 지속적으로 확장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2019년말 27조3000억원에서 43조3000억원으로 약 1.6배 늘었다. 보험업권 전체 기업 대출에서 부동산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1.2%에 달한다. 이는 금융업계중 은행(44조2000억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다른 제2금융권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타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증권사 13.7%, 저축은행 6.9%, 여신전문금융회사 4.7%, 상호금융 3.1%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연체율의 경우 은행과 보험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호금융은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금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보험사 대출채권의 경우 규모면에서는 크지만 연체율 및 부실채권비율 등 대출채권의 건전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보수적인 가이드라인 적용이 꼽힌다. 국내 보험사들은 부동산PF 대출과 관련해 보수적인 내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본PF 대출 등의 형태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브릿지론은 착공전에 땅을 매입하고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토지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는 것이다. 본PF 대출은 땅 매입, 인허가가 마무리된 이후 받는 대출로 기존 브릿지론을 갚은뒤 남은 공사비를 충당하게 된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보통 시공이 결정된후 자금을 공여하는 본PF 대출은 브릿지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
또한 보험사 부동산PF 대출의 경우 향후 미분양률이 높을 것으로 우려되는 고위험 사업장과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장에 대한 대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구체적으로 부동산PF 대출의 고위험사업장 비중은 저축은행 29.4%, 증권사 24.2%, 보험사 17.4%, 여신전문금융회사 11%, 은행 7.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외 사업장 비중은 저축은행 84.6%, 증권사 77.6%, 여신전문금융회사 60.2%, 보험사 40.6%, 은행 30% 순이다.
다만 보험사가 현재까지는 전반적으로 대출채권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급변하는 경제·금융 환경 및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석호 한금연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PF 대출과 관련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부동산경기가 회복되는 시점 등에서 다른 금융업권으로부터 소위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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