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저축은행, 브릿지론 리스크 노출↑”
금감원, 충당금 추가 적립·연체율 관리 주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과 연체율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달말 2023년 연간 실적발표를 앞둔 저축은행들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PF부실 정리 과정에서 올 상반기까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부동산PF리스크 관련 제2금융업권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업계의 자기자본대비 단기PF 부담은 총 113%로 이중 브릿지론이 68%를 차지한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 등이 특정 부동산 개발사업장의 개발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높은 이자로 빌리는 고금리 대출을 뜻한다. 부동산 PF대출은 공사착공 여부에 따라 공사착공 이전에 이뤄지는 브릿지론과 공사착공 이후에 진행되는 본PF로 구분된다.
현재 브릿지론의 최대 56%가 취급 후 1.5년 경과 사업장이며 추가 연장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브릿지론 상환이 집중되지만, 하반기 이후 본PF 만기 부담까지 가중될 우려가 있다. 특히 저축은행은 본PF 만기 도래 부담이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위지원 한신평 연구원은 “금융기관의 자본비율이 과거 대비 개선됐고 아직은 부실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다”면서도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체력 비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부동산PF 리스크 현황과 주요 이슈 점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개발 사업 중 브릿지론 단계가 가장 위험하다”며 “저축은행은 브릿지론 비율이 커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PF부실 정리 과정에서 업권 전반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충당금 추가 적립을 유도하고 있다. 금감원은 13일 저축은행, 상호금융, 카드·캐피탈사 등 2금융권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중소금융 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상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등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고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신규대출을 축소하며 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8.3%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추가 충당금을 대폭 쌓은 부분과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대형사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실적 손실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유보금을 마련해 두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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