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효과 지속한 레인지로버만 3000대 넘게 팔려…코로나 전 수준 상회
디펜더, 판매 라인업 다양화 힘입어 年 1000대 돌파…실적 회복 자신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데이터로 자동차시장 보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JLR 코리아)가 재규어 이탈에 따른 암흑기를 딛고 랜드로버 단일 브랜드로의 ‘홀로서기’에 집중하고 있다. 성과는 기대 이상인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4년 만에 연간 5000대 판매 고지를 회복했다. 볼륨 모델 레인지로버의 인기 급증과 함께 디펜더가 영향력을 키워가며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판매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랜드로버 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5019대를 판매하며 2022년 대비 61.2%의 실적 확대를 이뤘다. 지난 2021년과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간신히 3000대 수준을 유지했던 판매량은 지난해 반등 전환을 이루며 코로나 이후 지속됐던 판매 부진을 벗어났다.
이러한 랜드로버 코리아의 실적 증가에는 레인지로버와 디펜더의 공이 컸다. 특히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인 레인지로버의 활약은 기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에만 3536대가 팔리면서, 2022년 대비 122.1%에 달하는 판매 성장을 이룬 것.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레인지로버 판매량(3368대)도 넘어섰다.
레인지로버의 인기 확대는 지난 2022년 8월 5세대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기점이 됐다. 당시 반도체 이슈로 인한 물량 부족으로 출시가 늦춰지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실제로 신형 레인지로버 D350 모델은 출시 당해 8월부터 연말까지 5개월간 154대 팔렸다. D350 연간 판매량 182대의 84.6%가 해당 기간에 집중됐다. 신형 P530도 426대나 팔리며 시장 안착을 알렸다. 신형 모델들은 1대 당 가격이 최소 2억 원을 넘어 회사 수익성 강화에도 크게 일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말엔 3세대 풀체인지를 거친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국내 시장에 투입되면서 기세를 더욱 올렸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D300 모델과 P360은 지난해 각각 245대, 504대를 판매하며 신차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난다. 신형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투입 결실은 지난해 3536대의 고무적인 판매량으로 돌아왔다. 레인지로버만으로 2022년 연간 실적 이상을 채운 셈이다.
디펜더 판매 증가 호재도 뒤따랐다. 2021년과 2022년까지 연 1000대를 넘지 못하다가 지난해 들어 처음으로 1045대를 판매하며, 그 벽을 넘어섰다. 그간 디펜더 110 모델 외에도 ‘3도어’를 적용한 디펜더 90, ‘8인승’의 디펜더 130 모델 등을 지속 투입해 고객 선택지를 다양화한 것이 빛을 발했다.
올해는 8인승의 디펜더 130 라인업에 5인승 아웃바운드 모델을 새롭게 추가해 실적 확대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기존 디펜더 130에선 3열 시트를 없애 적재공간을 극대화한 것으로, 고객들의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단 설명이다.
랜드로버 코리아의 실적이 회복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로빈 콜건 사장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간 지속된 실적 부진과 물량 부족 어려움에도 끈기있게 신차 확대 노력을 이어간 결과 기사회생에 성공하며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단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랜드로버 코리아는 재기에 나서는 과정에서 재규어 브랜드의 판매 잠정 중단을 내리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럼에도 랜드로버만큼은 럭셔리 SUV 시장에서 건재함을 알렸다. 인기 모델 레인지로버, 디펜더와 디스커버리 스포츠 부분변경 등의 신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판매 회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