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 흑자’ 신한저축은행도 전년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고금리 여파 등으로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압박이 강해지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모두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순손실 규모는 KB저축은행 906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491억원, 하나저축은행 132억원 순이다. 지난해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KB저축은행은 2022년 218억원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106억원, 2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작년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신한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99억원으로, 적자는 아니지만 전년(384억원) 대비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PF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업계에서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편인데도 전년 대비 낮은 실적을 보인 것 또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관련이 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부실을 우려해 업계에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저축은행은 충당금 적립을 위한 비용 증가로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 여파까지 지속되자 대출시장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융당국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압박하면서 충당금은 늘어난 데 비해 이자수익은 줄어들면서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규제는 저축은행이 금융기관 중 PF 위험에 가장 취약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업계 누계 순손실은 총 1400억원이며 저축은행 79곳 중 3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실적 악화를 개선하고자 고금리 상품을 줄이고 예금 금리를 인하하는 등 이자 비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출시장 정상화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이 추가 충당금 적립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와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 강화가 실적 부진을 일으킨 가장 큰 요인”이라며 “작년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실적에는 조달비용과 관련해 안정화를 찾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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