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랑이의 신혼집 구하기①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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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랑이의 신혼집 구하기① [고수현의 금융속풀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2.2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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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보험한도 축소에 반전세 늘어
임차인 이자+월세 부담↑…탁상행정
임대인도 세입자 구하기 부담에 울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서울지역 전세시장에 변화가 찾아왔다. 전세보증금 보장액이 공시지가 150%에서 126%로 축소되면서 해당 기준에 맞춘 반전세가 주택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사오늘 이근

올해 하반기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 있습니다. 이하 예랑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이번 금융속풀이 코너에서는 예랑이가 신혼집을 구하면서 체감한 국내 부동산과 금융정책의 현 주소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랑이는 현재 자차가 없는 점과 모아둔 자금 상황을 고려해 서울지역내 역세권 빌라 전세매물을 1순위로 후보로 올려두고 발품을 팔았습니다. 대략 2개월여간 30개 가까운 매물을 직접 살폈고 유력후보 4곳을 추렸습니다. 

첫 후보지인 A지역 전세매물(2억원)은 내부 집 상태와 크기, 역세권 등 모든 조건을 충족했지만 아쉽게도 탈락했습니다. 주변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바로 옆 중학교까지 재개발구역에 포함되면서 진동과 소음, 비산먼지 등이 우려돼 후보에서 제외했습니다.

B지역 인근 매물은 역까지 도보로 20분이상 소요된다는 이유로 역시 계약까지 가지 않았습니다. 가장 아쉬움이 남았던 매물은 C지역 초역세권(전철역까지 도보 3분) 전세(1억9200만원)였습니다. 해당 매물은 입지와 위치, 가격 모두 조건을 충족했지만 최종적으로 탈락했습니다. 전세보증보험 100%가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이 매물의 경우 보증한도가 전세보증금의 70% 수준인 1억3400만원 밖에 안됐습니다.

집을 보면서 예랑이가 느낀 건 전세매물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예랑이도 최종적으로 D지역 역세권(전철역까지 도보 6분)의 반전세매물(1억8100만원/10만원)을 선택했으니까요.

이처럼 전세매물이 줄고 보증보험한도가 전세보증금 100%를 충족시키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5월부터 전세보증보험 가입한도가 공시지가의 150%에서 126%로 하향 조정됐기 때문입니다.

예랑이가 최종계약한 D지역 매물의 공시지가는 1억4400만원으로 이 금액의 126%를 계산하면 1억8100만원이 나옵니다. 원래데로 라면 2억1600만원까지 전세보증이 돼야하지만 정책 변경으로 임대인은 전세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붙이는 반전세로 돌리는 선택을 한 것이죠. 이같은 반전세 매물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예랑이가 만난 부동산 공인중개사들 역시 요즘 전세매물이 없고 임대인들이 반전세로 돌리는 추세라고 귀띔했습니다. 전세사기가 횡행하는 지금 전세보증보험 100%가 안된다는 이유로 세입자가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보증금(반전세)을 기준에 맞춰 낮추고 손해분은 월세로 충당하는 것입니다.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낮춘 전세보증한도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불편을 가중시킨 셈이죠. 예랑이는 예정에 없던 월세 10만원을 부담하게 되고 임대인은 이전보다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기대 수입도 적어지게 됐으니까요.

어렵사리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선택을 한 예랑이의 신혼집 구하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대출 과정에서 느낀 점도 차례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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